英 노동당 대표 "존슨 총리 '의회 정회' 시도 절대 용납 못해"(종합)

"입법 시도 후 적절한 시점에 정부 불신임안 제출할 것"
가디언 "코빈, 우려 전달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면담 요청"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0월 14일까지 의회를 정회하고 새 회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제1야당인 노동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가로막겠다고 다짐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그(존슨 총리)는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다음 주 의회가 그(존슨 총리의)의 타임테이블을 보게 되면 그가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입법을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이라며 "다음으로 적절한 시점에 정부 불신임안을 통해 그에게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빈 대표는 의회 정회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노 딜' 브렉시트를 위해 민주주의의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탈취하는 것(smash and grab)과 같다"고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이어 "그는 무엇이 두려워 의회를 정회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가디언의 정치 에디터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코빈 대표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서한을 보내 존슨 총리가 의회를 정회하려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여왕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 애나 소브리 '체인지 UK' 대표 등도 여왕에 면담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영국 여왕은 하원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존슨 총리는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을 해 달라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BBC는 여왕이 총리의 요청에 수락해야 하며, 이를 거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왕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인 만큼 여왕이 정치적 결정을 내릴 여지가 없다고 BBC는 전망했다.

실제 여왕은 이날 오후 공식 자문기구인 추밀원(Privy Council)을 통해 의회 정회를 승인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코빈 대표의 존슨 정부 불신임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리스가 영국이 찾아왔던 인물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불신임 투표는 (성공하기) 매우 어려울 것(it would be very hard)"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존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내 생각에 (존슨 총리는) 대단한 총리가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와 관련해) 그는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

그는 그 일에 매우 적합한 인물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렇게 얘기해왔다"고 추켜세운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