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에도 첫 '지소미아' 실망 표명…"한일 매우 실망"

한국 실망 표현 자제 요청에도 또 우려 메시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한일 양국 모두에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갈등 상황을 두고 미국이 일본에도 "실망했다"고 첫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군사적 운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하며 "양국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한일이 현재의 갈등 상황을 뛰어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미국이 양국에 대한 관여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갈등해결 역할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미국의 안보이익에도 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셈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요청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국방·국무부 논평을 통해 한국에만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먼저 수출규제 및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한 일본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에만 쏠리던 미국의 불만을 일본에도 나누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국 정부의 공개적 실망·우려 표현 자제 요청에도 또 실망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은 우려된다. 우리 외교부는 전날인 27일 이례적으로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불러 "미국 측이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실망 메시지를 내는 건 한미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제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