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ㅣ'타짜:원 아이드 잭' 도박에 청춘의 애환을 섞다

/사진=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스틸
"금수저나 흑수저나 카드 7장 갖고 치는건 똑같아. 훨씬 행복해."

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의 주인공 일출(박정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시생이다. 금수저들이 아무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어머니(서정연)가 홀로 힘들게 식당일을 하며 뒷바라지를 하는 것에 죄책감과 부담을 느끼는 인물. 결국 빼어난 눈썰미와 배짱을 도박에 이용하게 된다.
/사진=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스틸
'타짜3'는 포커판에서 날고 길던 일출이 마돈나(최유화)를 만나 도박의 쓴맛을 알고, 정체불명 타짜 애꾸(류승범)을 만나면서 인생을 바꿀 새로운 판에 뛰어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추석의 흥행 강자 '타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타짜3'의 전작 연출자는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 '써니', '스윙키즈' 강형석 감독이었다. 호평과 흥행을 모두 이끌어낸 전작을 잇는 시리즈라는 점에서 '타짜3'는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전까지 시리즈에선 화투가 주 종목이었다면, 이번엔 포커로 변경했고, 일출이라는 인물을 통해 메시지를 더욱 확장시켰다.
/사진=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스틸
데뷔작 '돌연변이'로 청년세대의 고민과 애환을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스크린으로 옮겨온 권오광 감독은 '타짜3'에서도 일출을 통해 젊은 층의 애환을 드러낸다. 타고난 도박꾼 짝귀(주진모)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도박으로 내몰려야 했던 일출의 서사는 극 초반부의 몰입도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권오광 감독이 '타짜'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상징과 같았던 고니가 아닌 일출을 택한 이유가 분명히 보인다
/사진=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스틸
일출 뿐 아니라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류승범의 애꾸 등 원 아이드 잭 구성원 까치(이광수), 영미(임지연), 권원장(권해효) 뿐 아니라 이들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물영감(우현), 이상무(윤제문) 등 어느 캐릭터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원하는대로 패를 섞을 수 있는 손기술의 소유자이자 사랑꾼인 까치와 남다른 미모를 똑똑하기 이용하는 당찬 영미는 두 사람만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선보이고, 물영감과 이상무는 인간의 뒤틀리고 살벌한 욕망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속을 알 수 없는 마돈나(최유화)가 일출을 맴돌면서 그의 맘을 쥐락펴락하면서 혼란을 준다.
/사진=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스틸
배우들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다.

류승범은 4년 만에 영화 출연에 대해 "시나리오 자체에 매력도 느꼈지만, 시나리오를 받을 때 정민 씨의 편지도 함께 전달받았다"며 "제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적인 내용이었고, 편지를 보면서 제가 의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박정민의 진심에 화답하듯 류승범은 강렬한 외모에 능청스러운 입담을 가진 완벽한 애꾸의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짧게 스치는 캐릭터들마저도 반전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예측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한다. 어느 장면 하나 놓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깜짝 카메오의 존재 역시 '타짜'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허가 찔린 웃음을 터트릴 만하다.

러닝타임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오는 9월 11일 개봉.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