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슈퍼예산 확정…내년 예산 9.3% 증가한 513.5조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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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9.3% 증가…복지예산 181조원으로 전체 비중 35.3%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으로 짰다.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 국세수입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3.0%)의 3배가 넘는 ‘초(超)슈퍼 예산’을 설계했다. 이로 인해 내년 ‘나라 빚’이 크게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37.1%에서 39.8%로 뛸 전망이다.
투자 방점은 혁신성장·경제활력…19% 증액
‘소재·부품·장비’ 특별회계 신설해 매년 2조원 이상 넣기로
내년 국세수입은 0.9% 감소…부족분은 ‘나랏빚’으로
국가채무비율 GDP 37.1→39.8%
정부는 29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예산안’과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국회는 정부가 만든 예산안을 12월초까지 심의·의결한다.정부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올해(9.7%)와 내년 재정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8.5%, 2009년 10.6% 이후 10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예산 편성의 방점을 혁신성장과 경제활력에 뒀다. 전체 12개 분야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증가율 27.5%) △연구개발(17.3%) △사회간접자본(12.9%) 등 ‘경제 예산‘ 증가율을 일제히 두자릿수로 높여잡았다. 이들 3개 부문 예산은 올해 59조1000억원에서 내년 70조3000억원으로 19.0% 확대된다. 소재·부품·장비산업 자립화를 위해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매년 2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보건·복지·노동 분야도 161조원에서 181조6000억원으로 20조6000억원(12.8%) 늘어난다. 총예산에서 복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인 35.3%에 달한다. 국민연금 급여지출이 4조원 증가하는 등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이 확대된데다 노인 아동 장애인 여성 등에 대한 복지 지출을 늘린 여파다.내년 국세수입 규모는 292조원으로 올해보다 2조8000억원(0.9%)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 업황 둔화 등으로 법인세가 올해보다 1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내년 국세 수입이 줄어들면 2013년 이후 7년만에 첫 감소다. 내년 국세를 포함한 총수입은 총지출보다 31조5000억원 적은 482조원이다. 정부는 적자국채 등을 발행해 부족분을 메울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락하고 있는) 경제를 성장경로로 복귀시키기 위해선 단기적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되더라도 확장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상헌/성수영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