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공과 지속가능은 '관리 혁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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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7
Let's Study 전략과 혁신 (2)
조직문화·의사결정구조 등
창의성 불어넣는 혁신 이루면
새 기술·제품은 따라오는 것
세계 최고의 경영 대가 중 한 사람인 게리 하멜은 “진화의 시대는 가고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혁명적인 전략을 위한 그의 경영이론 핵심은 ‘관리 혁신’에 있다. 즉 기업의 성공과 지속가능은 새로운 기술 개발, 첨단 제품 출시보다는 조직문화, 의사결정구조, 조직구성, 직원들의 시간 활용 등 ‘사람 관리’와 관련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직 자체에 창의성을 불어넣으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하멜은 기술과 제품의 혁신 방식은 21세기 수준인데,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은 여전히 20세기 초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혁신을 북돋우고 꽃피우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리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혁신에도 급이 있다
관리 혁신의 사례
구글은 어떤 직원이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게 검토·지원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또 서비스 개발뿐 아니라 조직 운영 전반에 애자일을 도입했다. 5~10명 규모 애자일 단위 팀이 4000개 이상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한다. 이는 제품 출시 기간 단축, 생산성 증대, 직원 만족도 개선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회사들의 특징은 사원들에게 생각할 자유, 어떤 일에 참여할 자유를 최대한 많이 주려 한다는 것이다. 조직을 최대한 수평하게 구성해서 누구나 회사 차원의 결정에 참여하게 하고, 모든 직원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려 한다. 아마존이 온라인 미국 1위 신발 판매 회사 자포스(Zappos)를 12억달러에 인수한 이유가 뭘까.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이자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전략가인 세스 고딘은 “독특한 기업문화와 고객과의 끈끈한 유대관계,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 전설적인 서비스 정신, 리더십 등 자포스만이 가진 무형의 기업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그만한 비용을 지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포스만의 DNA 역시 관리 혁신의 산물이다.세계적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가 애자일의 대명사라고 꼽은 스포티파이는 세계 음원 스트리밍 1위, 유료 구독자 7000만명 이상, 기업가치 230억달러의 명성을 지닌 회사다. 스포티파이를 더 유명하게 한 것은 애자일한 조직문화다. 많은 기업이 따라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애자일 모델만 따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에서 배워야 할 것은 모델보단 끊임없이 실험하는 정신과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학습하려는 태도다.
‘문화OS’ 공들이는 이유
세계적인 사무실 공유기업인 위워크가 ‘문화OS’에 공들이며 상품화해 기업에 판매하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일하는 방식 등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관리 혁신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워크는 단순 부동산 임대업자가 아니며 오피스 공유 사업을 통해 최적의 운영 솔루션을 제공, 가장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오피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오피스 구성 방식의 거대한 변화에서 돈을 벌기를 원한다. 오피스 구성 방식과 문화OS는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무형자원이기 때문이다. 위워크 제너럴 매니저이자 공동 창업자인 매슈 샴파인은 “문화는 하나의 조직을 움직이는 운영체제”라며 ‘목적·리더십·시티즌십·공간·연결성·민첩성·재능·플랫폼’이 문화OS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이재형 < 피플앤비즈니스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