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유시민 "조국 의혹, 모든 걸 가질 수 없었던 기자들이 분기탱천한 것"

유시민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사람들은 조국을 완벽한 인물로 봤다. 딸 진학 (의혹), 사모펀드 보도가 나오니까 조국만큼 모든 걸 가질 수 없었던 명문대 출신 기자들이 분기탱천(憤氣撐天: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격렬하게 북받쳐 오르는 것)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이여 너무 슬퍼 마라. 그대보다 더 심했던 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서울대 게시판에서 부끄러운 동문 1위로 조국, 2위로 나를 뽑았던데 나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 그들과 일체감이 없다"면서 "여론은 압도적으로 불리하고 대통령에게 비판적이고 언론은 수백건의 팩트가 아닌 뉴스를 쏟아내서 공격하는 마당에 조국을 공격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현재 조 후보자를 둘러싼 언론 행태에 대해 유 이사장은 ‘그리스 고전 비극’과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고전 비극 주인공들이 다 잘나가는 사람들이다. 유복한 집안, 16살에 서울대 법대를 들어가고 26살에 교수가 되고, 잘 생겼고, 논문도 많이 쓰고, 키도 크고, 얼굴도 그렇고, 부인이 돈도 많대. 완벽하게 모든 걸 가진 것으로 보였고, 민정수석을 하고 장관으로 지명됐다.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걸 가진 것으로 보였다. 비극은 가족 문제와 얽혀서 파국을 맞이한다. 구조가 그렇게 왔다. 사람들은 조국을 완벽한 인물로 봤다. 딸이 이상한 방법으로 고등학교를 갔다고, 가족펀드로 돈을 후려쳤다는 보도가 나오니까 그리스 고전 비극 같이 영웅의 몰락처럼 되는 거다. 너 잘 걸렸어. 조국만큼 모든 걸 가질 수 없었던 소위 명문대 출신이 많은 기자들이 분기탱천했다”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한국사회에서 오랜 세월 동안 기득세력을 누린 기득권들에 대해 함부로 까불지 마라, 너가 탈탈 털어서 먼지 안 날 정도로 완벽한 게 아니면 이런 일들에 대해선 헛소리하지 마라. 누구든 조국처럼 기득권에 도전한 사람 중에 먼지 안 날 사람만 해라. 건방지게 그렇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해 온 조국은 완벽하지 않다는 게 탄로 난 것이다. 그렇게까지 훌륭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조국은 죽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대들지 않는다. 그렇게 해석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해선 “충정은 이해하나 심한 오버였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유 이사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암시를 주면서 조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음모가 있음을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할 때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라며 “안 물러나면 가족을 건드릴 수 있다는 암시를 준 저질 스릴러”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이 과거 받았던 비판에 대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되고, 내가 그 첫 번째 타자였다. 그리고 이틀 했다. 청문보고서도 채택 안 됐다. 지금 조 후보자에 대해서 감정이입이 잘 된다"라며 "국민들 65%가 반대할 정도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내가 그렇게 비리가 많았냐. 5000원짜리 적십자 회비 매년 내다가 몇 번 빠뜨린 적 있다. 그건 출마 때문에 이사하느라 빼 먹었다. 뿐만 아니라 헌혈도 몇 번 안했고, 주차, 과속딱지를 5년간 13번 끊었다. 연말정산 잘못해서 32만원 덜 낸 게 밝혀져서 나중에 냈다. 나를 때리면 노무현 정권을 때리는 거였다"라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언론인들에 대한 절망감을 느꼈다"면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추론해서 어떻게 주장할지 생각을 안하고 조국을 쓰러 뜨리려는 욕망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후보자가 심각한 도덕적 비판을 받거나 불법을 저질렀다고 드러난 게 하나라도 있나"면서 "하나라도 나오면 조 후보자가 사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aaul****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유시민 대 실망이다. 나름 수준있는 진보로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라고 했으며 gips**** 아이디는 "유시민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 그리스 비극 따위 갖다 부치지 마라. 조국을 부러워한 적도 질투느낀 적도 없다. 조국의 핵심은, 내로남불 위선 법꾸라지 라는 한국형 비극에 있다. 2030의 분노를 읽지 못하면 유시민 그대 또한 진영 논리에 갇힌 꼰대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yang**** 아이디 이용자는 "주차, 과속딱지를 5년간 13번? 준법정신이란게 뇌속에 아예 없는건가?"라고 꼬집었다.

been**** 아이디는 "유시민씨 침묵이 답이다. 정의롭게 살기 바란다. 국민은 유시민씨가 생각하는것 보다 더 지혜롭고 현명하다"고 했다.

한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 후보자 검증을 철저히 해야한다"면서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점 있다면 사과해야 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검증은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면서 "의도적인 여론몰이나 허위 사실 왜곡 과장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표 의원은 이런 근거로 윤병세 자녀 장학금 의혹 보도는 15일간 21건에 불과했던 데 반해 조 후보자 딸 부정 장학금 의혹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동안 1132건의 보도가 쏟아졌다고 근거를 댔다.

이런 주장에 한 네티즌은 "기사량 직접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나. 차이나는게 당연한데"라고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