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우려에 선 그은 文대통령…"여력 충분하다"

"OECD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10%"…한국 채무비율 "크게 양호" 평가
日수출보복 등 엄중한 상황 재정으로 활로 모색…집권중반 국정동력 확보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내년도 예산안 규모 확대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여력이 충분하다"고 선을 그었다.다른 나라와 비교해 국가채무비율이 높지 않다는 판단 아래, 일본 경제보복 등 엄중한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 경제의 숨통을 틔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정부는 29일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해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조8천억원에서 내년 60조2천억원으로 갑절 가까이 늘리기로 했으며,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재정 건전성이 너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왔다.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보다 2.7%포인트 증가한 39.8%가 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40%에 근접하게 된다는 것이 이런 우려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어려워질 때 재정지출을 늘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저소득 국민의 소득을 늘리는 것은 재정 본연의 기능"이라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며 우려를 불식하는 데 힘을 쏟았다.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이 평균 110%가 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에 비해 국가채무비율이 크게 양호한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여력이 충분히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확장 재정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처럼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경제상황이 엄중한 지금 과감한 재정투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경제보복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이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활로 모색을 위해 정부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재정 확대라는 것이다.문 대통령은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가 대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선도형 경제로 체질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번에 정부가 편성한 예산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강한 나라'로 가는 발판을 만드는데 특별히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집권 3년차를 맞아 다방면의 국정과제 성과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생각 역시 이런 확장재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초석을 놓기 시작한 포용국가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것도 중단할 수 없는 과제"라며 복지예산을 늘려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SOC 예산, 영세자영업자 지원예산,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 등을 확대 편성했다면서 민생·경제 분야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