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남북통일 지원은 아버지 당부"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참석…오랜 기간 '평화 중재자' 역할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9일 "남북통일을 지원하고, 두 나라 사이에서 독립적인 입장이 되라는 것이 아버지의 당부였다"고 말했다.수카르노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의 딸이자 2001∼2004년 5대 대통령을 역임한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한반도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1964년 아버지인 수카르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고, 2002년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했다.또 2011년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는 절친한 사이였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위한 특사가 되길 부탁하셨다"며 "남북을 자주 왕래하면서 김정일 위원장께 한국을 방문하라고 권유도 했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남북평화를 지원해달라고 부탁하신 바 있다"며 "이런 역사적 배경을 말씀드리는 것은 양 국가가 언젠가 통일이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작년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을 때는 남북한뿐 아니라 아시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라며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의 개방적 대화와 인도네시아의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날 포럼에서 제안했다.

1만7천여개 섬, 300여개 종족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모든 민족·지역·종교·문화를 포용할 수 있도록 5개의 원칙을 '판차실사'라는 건국이념으로 선포했다.5개 원칙 중 하나인 '합의제와 대의제를 통한 민주주의 실현'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적합할 것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2015년 '명예제주도민'으로 선정되고, 2017년 목포대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한국과 가깝게 지낸다.

그는 투쟁민주당(PDI-P)의 총재로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두 차례 대선에서 당선되는데 핵심 후원자 역할을 한 실세이기에, 한국 정부와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이번에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포럼을 공동 주최하면서 메가와티 전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