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국장급 협의 서울서 열려…간극 컸지만 소통 필요성 공감

화이트리스트 제외 후 첫 회동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9일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가 29일 서울에서 열렸다.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만난 뒤 9일 만이다.

한국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이어 28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양국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문제 및 지소미아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김 국장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수출관리당국 간의 무조건적이고 진지한 대화가 조속히 성사돼야 함을 강조하고, 일본 측의 협조를 요구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이에 대해 화이트리스트는 수출관리제도 재검토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지소미아와 관련해 김 국장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철회를 먼저 해야 한다고 했고,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검토를 희망했다.

이날 협의에서 가시적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양측 입장의 간극이 크다고 볼 수 있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던 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지속적인 소통의 필요성에는 양측 모두 공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