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조 초슈퍼 예산안'…與 "시대요구" vs 한국당 "속임수 예산"

민주 "최선의 선택…혁신성장 속도 올리는 데 투입"
한국당 "총선용 선심성 예산", 바른미래 "국가채무에 노골적 의존"
정의 "적재적소 투입해야", 평화 "소득재분배 정책이 우선"
여야는 29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을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원대로 확정한 데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정 확대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제1·2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빚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에 공감하면서도 예산집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천억원 규모의 2020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내년도 예산안은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된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2020년도 예산안이 확장적·적극적 재정 운용 기조로 확정된 데 대해 환영한다"며 "민주당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내년도 예산안의 원안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특히 지난해보다 증액된 예산은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의 상황에서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을 지원하는 한편 혁신성장의 속도와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데 투입될 것"이라며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데에도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효율적인 재정 운용과 세입 기반 확충 등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또한 반길 만하다"며 "재정 확대는 시대적 요구이자 우리 경제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예산안은 오른쪽 주머니를 채워주는 척하며 왼쪽 주머니를 탈탈 터는 '속임수 예산안'"이라며 "무턱대고 예산만 늘려 '눈가림 경제, 통계 왜곡 경제'를 하겠다는 것이 이 정부의 본심"이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히 늘려온 예산은 무려 134조원으로 3년 평균 8.6%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적자 규모는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빚에 대한 일말의 가책도 없이 오로지 총선을 겨냥해 일회성·선심성 예산들을 살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민간의 활력이 사라지고 정부 주도 세금으로 버티는 경제의 바닥은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한국당은 예산안을 철저히 심사해 국민의 혈세를 한 푼도 낭비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상 최대의 초슈퍼예산안의 방향이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경제 살리기'가 아닌 급급한 '구멍' 메우기인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작년에는 '세금 쥐어짜기 예산'을 편성하더니 올해는 국세 수입이 10년 만에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초슈퍼예산을 편성해 결국 국가채무에 노골적으로 의존하는 형태가 됐다"며 "경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확장 기조를 일정 부분 이해한다고 해도 국가 빚을 늘리는 데 이렇게 무감각해도 되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과 여영국 의원은 공동명의로 논평을 내고 "양극화 해소나 저출산·고령화 대응,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확장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확장적 재정이라고 하지만 총지출 증가율은 전년보다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분야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과다하게 규제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재정지원은 현장과 연결돼 적재적소에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처럼 힘 있는 기관, 힘 있는 기업, 힘 있는 지역 위주로 배분되는 예산은 더 늘려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 지적했다.박 수석대변인은 "예산을 늘리려면 예산을 통한 양극화 및 지역 격차 해소 효과에 대한 정확한 목표를 수치로 세워야 한다"며 "획기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예산 확대는 재정적자만 늘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