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하이파킹 1700억에 인수

PEF 스틱과 플랫폼社 설립
하이파킹 지분 100% 매입키로

VIG파트너스, 2배 차익 거둬
셋톱박스 제작 등으로 알려진 정보기술(IT) 업체 휴맥스가 국내 주차장 운영 1위 업체인 하이파킹을 인수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휴맥스는 이날 국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하이파킹 지분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총 거래대금은 1700억원 수준이다.이번 거래는 휴맥스 자회사인 카셰어링 업체 플랫에 휴맥스와 국내 PEF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95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 돈으로 플랫이 하이파킹 지분 100%를 1700억원에 인수하는 구조다. 플랫에는 휴맥스가 950억원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통주 700억원과 전환사채(CB) 300억원 등 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이파킹은 건물주로부터 주차장 운영을 위탁받아 수익을 내는 업체다. 1999년 설립됐으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쇼핑몰, 호텔 등에 300여 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휴맥스는 이번 하이파킹 인수를 통해 ‘멀티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로 변신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주력했던 공유기(게이트웨이) 사업 외에 모빌리티 사업을 새로운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태훈 휴맥스 대표는 “주차장은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작이자 종착지로 뉴모빌리티 시대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룹 내 다양한 모빌리티 역량을 연계해 주차장을 중심으로 카셰어링, 전기차 충전, 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고 차별화된 멀티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VIG파트너스는 2016년 하이파킹 지분 83.3%를 270억원에 인수했다. 하이파킹은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VIG파트너스는 이후 지난해 말 호주 윌슨그룹아시아가 보유한 주차 전문기업 하이시티파킹(옛 윌슨파킹코리아)을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 작업을 병행했다. 올해 초에는 하이파킹의 잔여 지분 17%를 추가로 확보해 관련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모빌리티산업의 오프라인 기반으로 막 주목받던 주차장산업 내 1위 사업자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난해 말에는 경쟁사인 하이시티파킹을 추가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압도적인 위상을 구축한 결과”라고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3년 만에 투자 원금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VIG파트너스가 하이파킹에 투자한 금액은 총 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의 경영권 매각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VIG는 지난 6월 카메라렌즈 기업인 삼양옵틱스를 투자 5년 만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