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권한강화, 정상국가화 연장선…외교고립 탈피 노력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분석…"정권수립일 앞두고 국무위 중심 권력체계 확립"
북한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법령 공포권과 대사 임면권 등을 부여한 것은 '정상국가화'와 더불어 외교고립 탈피 노력 성격이 있다고 국책 연구기관이 분석했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0일 보도자료에서 김 위원장의 권한 강화에 대해 "일련의 정상국가화 조치의 연장선인 동시에, 해외 대사들의 위상과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외교 고립 탈피 노력을 강화했다"고 풀이했다.

북한은 전날 개최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법령,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과 결정을 공포한다는 내용과 다른 나라에 주재하는 외교대표를 임명 또는 소환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새로 보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전까지 최고인민회의 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소관이던 권한을 김정은 위원장이 가져온 것이다.김 위원장의 직속 국정기구인 국무위원회도 이전에는 결정·지시만 발표했지만 이번에 '정령' 공포 권한을 새로 갖게 됐다.

이처럼 권한이 커진 국무위원회에 산하 기구가 신설·확대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국무위원장 명령이나 국무위 정령 등의 집행을 감독하고 대책을 세울 '관리기구'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아울러 연구원은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이 삭제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기존 북한 헌법 91조에는 최고인민회의가 국무위원장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신설 조문 내용을 소개하며 국무위원장을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한다고만 하고 '소환'은 언급하지 않았다.연구원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개최 시점에 대해서는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두고 "국가기관 정비 완수를 통해 국무위원회 중심의 국가권력체계를 확립"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했다.

9·9절 행사나, 김정은 위원장 또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10월 신중국 건설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준비하는 등 '중대 일정'과의 중복 가능성을 고려했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한편,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소환(해임)하고 그 자리에 박용일을 임명한 것은 '세대교체 차원'이라고 봤다.

연구원은 "(박용일은) 60년대 중반생으로 직책의 관례상 다소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용일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남북 적십자회담·고위급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에 참석했던 인물로, 김영대 전 부위원장이 겸직하던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직도 이번에 맡게 됐다.

김영대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회장도 지내면서 장기간 대남 정당·민간교류 창구로 활동해 왔는데, 박용일이 김영대의 역할을 전반적으로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신임 내각 사무장에 임명된 손영훈은 강관주 전 노동당 대외연락부장의 사위이자 손성필 전 주러시아 대사의 아들로, 내각 무역담당 부부장 등을 역임한 것으로 연구원은 파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