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끝없이 밀려오는 독성 해파리 떼…한반도 앞바다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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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대발생…동중국해에서 떠밀려와
피해 극심…부·울 자망어선 그물엔 7월부터 숫제 해파리만
피해 10년 조사 답보…중국선 식용, 피해 인식 안 해 답답 "그물 걷어 올리면 해파리밖에 없습니다. 자그마치 한 달이나 휴업했습니다.
분통이 터집니다.
"
부산·울산 앞바다에서 선박 자망어업으로 아귀 등을 잡는 '기장울산자망협회' 소속 어부 A씨.
그는 2일 해파리 피해를 설명하며 답답함에 연신 가슴을 내리쳤다. 동중국해에서 떠밀려 오는 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5월부터 그물에 걸리기 시작하며 조업을 방해하더니 7월부터는 숫제 해파리 밖에 걸리는 것이 없는 상태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한 데다가 크기가 매우 크다. 2m까지 대부분 자라고 기록에는 135m까지 큰 것도 있다.
지난달 26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이 승선해 어민들의 조업을 지켜본 결과 배 1척에서 12시간 동안 100여마리 해파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수과원 해파리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김경연 박사는 "80㎝ 해파리 한 마리 무게가 65㎏ 정도로 무겁다 보니 그물을 다 찢어버리거나 아예 끌어올리지 못해 고기가 걸려도 같이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파리 독성 때문에 고기가 바로 죽어버리거나, 혼획되며 표피에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반도 앞바다에는 3년 만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떼가 엄청나게 출몰하며 7∼8월 사이 전국 연안에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해파리 주의보는 해상 가로·세로 10m 구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1개체 서식할 때 내려진다.
어업피해가 20% 이상 나도 발령된다.
현재 전남 고흥 나로도와 여수, 경남 거제 등이 피해가 심하다고 수과원은 밝혔다.
부산·울산 등 동해안에서도 해파리 떼가 많이 출몰하고 있고, 서해안도 최근 인천 앞바다까지 해파리 떼가 올라갔다.
기장 울산 어부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아예 해파리 탓에 조업을 포기했다.
해파리는 온도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이르면 5월부터 시작해 보통 11월까지 출몰한다.
길게는 12월까지 주의보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김 박사는 "동중국해 길목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데 지금도 30㎝ 크기의 어린 개체가 떼로 올라오고 있어 최소 2개월 이상은 해파리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심각성 문제가 부각된 것은 2009년 전국 연안에 대발생하면서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10년 해파리주의보 등 예보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2012년과 2013년, 2016년과 올해 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장울산자망협회 한 관계자는 "표층 위주로 검사하는 국립수산과학원과 달리 매번 그물을 바닷속 180m 이상 내리는 어부들이 보기에는 바닥층에도 해파리가 엄청나게 많고 매년 한해도 빠지지 않고 해파리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심각성이 인지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 발생 원인과 서식 환경에 대한 조사는 더딘 상태다.
김 박사는 "황화 강과 합류하는 동중국해역에서 주로 발생해 해류에 떠밀려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발생지가 중국이다 보니 정확한 조사가 어렵다"면서 "올해 해파리가 대발생할지,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알려면 중국 연안에 있는 해파리 폴립(알이 바닥이나 바위에 붙어 정착한 상태)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 해파리를 식용하다 보니 피해로 인식하지 않아 조사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한중일 해역에만 발견되고 있어 한중일 공조를 통한 연구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연안에서는 해파리 에피라(알에서 갓 깨어난 작은 개체)가 발견되지 않아 토착화되지는 않았다고 추정만 할 뿐 이 또한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12월 부산에서는 한중일이 참석하는 '국제 해파리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피해 극심…부·울 자망어선 그물엔 7월부터 숫제 해파리만
피해 10년 조사 답보…중국선 식용, 피해 인식 안 해 답답 "그물 걷어 올리면 해파리밖에 없습니다. 자그마치 한 달이나 휴업했습니다.
분통이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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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 앞바다에서 선박 자망어업으로 아귀 등을 잡는 '기장울산자망협회' 소속 어부 A씨.
그는 2일 해파리 피해를 설명하며 답답함에 연신 가슴을 내리쳤다. 동중국해에서 떠밀려 오는 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5월부터 그물에 걸리기 시작하며 조업을 방해하더니 7월부터는 숫제 해파리 밖에 걸리는 것이 없는 상태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한 데다가 크기가 매우 크다. 2m까지 대부분 자라고 기록에는 135m까지 큰 것도 있다.
지난달 26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이 승선해 어민들의 조업을 지켜본 결과 배 1척에서 12시간 동안 100여마리 해파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수과원 해파리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김경연 박사는 "80㎝ 해파리 한 마리 무게가 65㎏ 정도로 무겁다 보니 그물을 다 찢어버리거나 아예 끌어올리지 못해 고기가 걸려도 같이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파리 독성 때문에 고기가 바로 죽어버리거나, 혼획되며 표피에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반도 앞바다에는 3년 만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떼가 엄청나게 출몰하며 7∼8월 사이 전국 연안에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해파리 주의보는 해상 가로·세로 10m 구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1개체 서식할 때 내려진다.
어업피해가 20% 이상 나도 발령된다.
현재 전남 고흥 나로도와 여수, 경남 거제 등이 피해가 심하다고 수과원은 밝혔다.
부산·울산 등 동해안에서도 해파리 떼가 많이 출몰하고 있고, 서해안도 최근 인천 앞바다까지 해파리 떼가 올라갔다.
기장 울산 어부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아예 해파리 탓에 조업을 포기했다.
해파리는 온도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이르면 5월부터 시작해 보통 11월까지 출몰한다.
길게는 12월까지 주의보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김 박사는 "동중국해 길목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데 지금도 30㎝ 크기의 어린 개체가 떼로 올라오고 있어 최소 2개월 이상은 해파리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심각성 문제가 부각된 것은 2009년 전국 연안에 대발생하면서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10년 해파리주의보 등 예보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2012년과 2013년, 2016년과 올해 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장울산자망협회 한 관계자는 "표층 위주로 검사하는 국립수산과학원과 달리 매번 그물을 바닷속 180m 이상 내리는 어부들이 보기에는 바닥층에도 해파리가 엄청나게 많고 매년 한해도 빠지지 않고 해파리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심각성이 인지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 발생 원인과 서식 환경에 대한 조사는 더딘 상태다.
김 박사는 "황화 강과 합류하는 동중국해역에서 주로 발생해 해류에 떠밀려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발생지가 중국이다 보니 정확한 조사가 어렵다"면서 "올해 해파리가 대발생할지,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알려면 중국 연안에 있는 해파리 폴립(알이 바닥이나 바위에 붙어 정착한 상태)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 해파리를 식용하다 보니 피해로 인식하지 않아 조사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한중일 해역에만 발견되고 있어 한중일 공조를 통한 연구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연안에서는 해파리 에피라(알에서 갓 깨어난 작은 개체)가 발견되지 않아 토착화되지는 않았다고 추정만 할 뿐 이 또한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12월 부산에서는 한중일이 참석하는 '국제 해파리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