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푹 숙인 강지환…"기억 끊어져 당황" 성폭행 혐의, 대부분 인정
입력
수정
두 손을 깍지 껴 다리 사이에 파묻는 등여성 두 명을 성폭행 및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범행 상황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초조한 모습 보이기도
강지환 측 "세부적 사실관계는 짚어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 씨의 첫 재판이 2일 오후 1시 50분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창훈)에서 열렸다. 이날 강 씨 측은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어떤 말로 사죄를 해야 할지 매우 두려운 마음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했다.
이어 "부끄러운 일이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기억이 부분부분 끊어진 상태로 스스로도 당황한 심정이다. 연예인으로서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이런 증상이 왜 나타나는지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 변호사를 향해서는 "피고인의 이러한 심정이 피해자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 피해자에게 최선을 다해 배상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세부적 사실관계는 경찰 증거와 부합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죄명을 변경할 필요는 없지만 피고인 양형에 있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피해자 2인 중 1인은 해당 사건으로 2주 정도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두 피해자 모두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장기간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추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강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거나 두 손을 깍지 껴 다리사이에 파묻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한편, 강 씨는 지난 7월 9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여성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스태프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스태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 씨는 체포 당시에는 혐의를 부인했다가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인정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7일 오후 2시 30분 열린다.
이미경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