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기자회견에서 '울컥' "딸 혼자 사는 집, 남자 기자들 야밤에 찾아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딸이 과도한 취재 대상이 된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3시 30분부터 국회에서 진행한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여배우 스폰서라는 내용과 제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내용은 대표적인 허위 보도"라고 꼽으면서 "딸 아이 혼자 사는 집에 야밤에 남자 기자 둘이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그런 건 지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후보자는 "(저와 관련된) 허위 보도 내용은 셀 수 없이 많다"며 "제가 어떤 여배우의 스폰서라는 건, 어떡하라는 거냐. 그 여배우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 이건 아닌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저의 딸아이가 포르쉐를 탄다고 한다. 어떡하라고 하는 것이냐. 너무 쉽게 확인될 사안이 많았다"면서 반복해서 쏟아지는 가짜 뉴스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저와 관련된 건 부분적으로 허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에 대해선 언론이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감수하겠다. 그런데 애초부터 명백한 허위사실 알면서도 고의로 비판하고 공격하는 건 아닌거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또 후보자 지명 이후 검증 과정에서 논문 1저자, 장학금 수혜 논란의 주인공이 된 딸에 대해서도 "너무 힘들다"며 "저희 딸아이에게 밤 10시, 심야에 혼자사는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문을 두드리며 남자 기자 둘이 '나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있냐"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딸의 논란과 관련해 아빠로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저희 아이가 그 당시에 장학금 받았고, 제 유학시절 동안 같이 오래 있어서 영어를 잘해 글로벌 전형에 응시할 수 있었는데, 기회도 얻지 못했던 흑수저 청년들에겐 미안하다"고 입을 떼면서 "무관심한 아빠 밑에서 고등학교때 나름 열심히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학교에 들어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거듭 "제 집앞은 괜찮다.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엔 가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됐다고 판단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요청하면서 진행됐다. 조 후보자가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감담회 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요청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락하면서 기자회견이 진행되게 된 것.

기자간담회 진행은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맡는다. 홍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고 있고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기관이므로 국회가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는 장소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열고 "조 후보자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기자간담회 개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조 후보자가 당에 요청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개입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국민을 능멸하는 행위"라며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고, 국회를 모멸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불법청문회로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불법청문회인 ‘국민청문회'(기자회견) 강행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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