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6개역 무정차 운행…"기관사가 착각"

8월15일 '회송 열차'로 착각해 마천역서 둔촌동역까지 무정차
기관사의 착오로 서울 지하철이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무려 6개 역을 무정차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 송아량(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8시 2분께 5호선 종착역인 마천역에서 제5646열차가 출발했다.

열차는 방화역 쪽으로 정상 운행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기관사 이모 씨가 운전하던 이 열차는 둔촌동역에 이르기까지 6개 역을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렸다. 앞서 열차를 마천역까지 운행했던 이씨가 열차 방향을 바꿔 방화역 쪽으로 정상운행을 했어야했는데, 근무표를 잘못 보고 '회송 열차'를 운전한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회송 열차는 영업을 하지 않고 차고지로 들어가는 열차다.

설상가상으로 열차 운행을 총괄 감독해야 할 관제센터는 이씨의 열차가 마천역에서 다시 출발하는 상황만 확인했고 이후 운행은 면밀히 보지 않았다. 회송지점인 5호선 지선 고덕차량기지를 향해 무정차 달리던 이씨는 둔촌동역에 다다랐을 때 자신의 열차를 향해 차량기지가 있는 상일동역 방향이 아닌 5호선 본선 방향으로 가라는 신호가 들어온 것을 보고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둔촌동역에서부터 정상적으로 정차와 승객 수송을 개시했지만, 마천을 포함해 거여, 개롱, 오금, 방이, 올림픽공원역 등을 서지 않고 지나친 뒤였다.

이씨는 또 열차 운행 시 '자동운전'이 원칙이지만, 임의로 '수동운전' 모드로 주행했다고 한다. 회송열차가 역을 지날 때 출입문이 열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송 의원은 "그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가 그랬듯 무사안일 때문에 비롯된 사안"이라며 "기본적인 확인 소홀과 규정 미준수로 인해 현장에서 여전히 인적 오류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기관사들이 혼동하기 쉬운 근무표를 알아보기 쉽게 바꾸고, 열차 운전실의 열차운행정보확인 시스템에 회송열차 여부를 표출해 기관사가 착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관사 이씨는 직위해제 됐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