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무대응 대학 각성하라" 또 촛불 든 부산대

300여명 참가해 불합리한 입시제도 개선·공정한 장학제도 마련 등 요구
"보다 나은 학교와 사회를 만들도록 분노합시다.보편적인 상식이 학칙이 되도록 힘 모아 분노합시다.

"
부산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2일 오후 6시 부산대 운동장 '넉넉한 터'에서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2만 효원인 촛불집회'가 열렸다.총학생회는 지난 28일 열린 촛불집회 때 외부인이 학생에게 욕설하고 손찌검을 하는 등 마찰이 있어 이번 집회에는 신분이 확인된 재학생, 졸업생, 휴학생만 입장을 허용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총 1천석 중 300여석이 들어찼다.

발언자로 나선 김명심 씨는 "젊은이들도 분노한 것은 불공정한 입시제도 속에서 그저 묵묵히 열심히 공부만 한 우리만 설 곳이 없다는 것 때문"이라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이어 무대에 오른 황영진 씨는 "학점 1.13을 받은 사람이 6학기 장학금을 받았는데 학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그런 학칙을 만든 사람을 밝혀내 반드시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범대학 소속 도연호 씨는 "교육은 강자를 위한 것이 아니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수도권 중심의 사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입시제도가 불공정한 황금 사다리가 됐다"고 분노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편법입시 전수조사 시행하라", "불합리한 장학제도 학칙개정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 후보자 딸 의혹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학교를 강하게 비판했다.조한수 총학생회장은 독일에 맞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던 프랑스인 스테판 에셀의 말을 거론하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학생들이 분노해야 할 것에 당연히 분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대학본부 각성 촉구, 불합리한 입시제도 재검토와 개선, 공정한 장학제도 마련, 편법 장학금을 지급한 대학과 교수 사과 등을 4가지 요구사항을 제창하고 집회를 마무리 지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이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앞서 조 후보자 딸 의혹으로 학내 분위기가 들끓자 지난달 23일 공론의 장을 열어 중앙운영위, 대의원대회, 학생 총투표를 거친 뒤 촛불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재적인원 1만9천524명 중 9천934명(투표율 50.88%)이 참여한 학생 총투표에서 9천85명(91.45%)이 조 후보자 딸 의혹에 대해 단체행동을 하는 데 찬성했다.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총학생회와는 별개로 부산대 졸업생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촛불집회추진위원회가 조 후보자 딸 의혹 진상규명 촛불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