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6개월의 유혹"…수도권 비규제지역, 막차효과에 통장 쏠려

의정부·경기 광주, 1순위 잇따라 마감
서울·분당 등 규제지역 인접, 개발호재 있어
이번 주 부천, 인천송도, 남양주 등 청약 예정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동시 분양하는 ‘송도 더샵 프라임뷰’,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Ⅲ'의 모델하우스. 3개 블록에 조성돼 3번의 청약이 가능하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규제를 피해 새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이나 투기과열지구와 같은 규제지역과 붙어 있는 지역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집값이 상승했던 지역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이 임박했다'는 설까지 나돌면서 '청약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서두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가구당 대출건수 등이 제한된다. 자금은 물론 자유로운 거래가 어려워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전매제한에 거주의무기간까지 있다.수도권에서는 규제를 피해 새 아파트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수요자들은 낮은 문턱에 매력을 느끼고 투자자들은 적어진 투자기회를 잡으려는 이유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청약은 해당 지역은 물론 서울·인천·경기도에 통장으로도 가능하다. 서울이나 규제지역에서의 통장은 높은 가점이 아니면 당첨이 어렵지만, 비규제지역에서는 같은 통장이라도 당첨확률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웃돈을 감안한 투자수요들이 기웃대고 있다.

◆"자금도 기간도 부담없다"…금융 혜택까지 있어

최근 GS건설과 두산건설, 롯데건설이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중앙생활권2구역에 선보인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가 이러한 경우다. 824가구(특별공급 제외)를 모집했던 1순위에 1만4605명이 몰려 평균 17.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1개 주택형이 모두 해당지역에서 모집가구수를 채웠다. 전용 84㎡A형은 49.0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의정부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대표적인 지역인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다. 규제지역인 서울과 가깝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과 같은 각종 개발호재도 있다. 동시에 비규제지역이다보니 전매제한도 6개월로 짧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서울·수도권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다. 더군다나 이 단지는 발코니 확장을 별도 비용없이 제공하는 등 초기 자금부담을 덜어냈다.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를 지을 예정인 재개발 부지. (사진 김하나 기자)
광주도 비규제지역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광주는 분당과 붙어 있지만, 청약에서 1순위 마감이 버거웠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경강선 개통과 분당의 노후화로 청약 시장이 돌변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오포 더샵 센트럴포레'는 1순위 청약에 1083가구(특별공급 제외)에 3669건이 접수돼 평균 3.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광주에서 분양한 민간분양 중 가장 많은 청약 통장이 몰렸고 평균 경쟁률도 제일 높았다. 이 단지는 중도금 납입 기간을 전매제한이 가능한 6개월 후로 미뤘다. 투자를 위해 통장을 썼다면, 계약금만 부담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쉬운 내집마련 vs 마지막 투자 기회

이번 주에도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청약이 이어질 예정이다. 일부 지역은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을 중심으로 '이번을 마지막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되는 게 아니냐', '조정대상지역의 조건을 거의 갖췄다'는 우려가 나오는 곳도 있다. 경기도 부천시가 이 중 하나다.

3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일루미스테이트'에는 지난 주말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부천시 소사구에서 공급되는 이 단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두산건설·코오롱글로벌)이 짓는 4개 단지, 3724가구의 초대형 단지다. 주택 보유수에 관계없이 1년 이상 청약통장 지역예치금 충족 시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으며, 중도금 대출도 세대당 2건까지 가능하다. 다만 4개 단지임에도 청약을 한 번만 가능하다.
지난 30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내부. 비규제지역으로 수만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인천 송도에서는 이번 주에 최대 3번까지 청약기회가 있다. 5년만에 사업을 재개하는 송도 IBD의 신규 단지 ‘송도 더샵 프라임뷰(F20·25블록)’,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Ⅲ(E5블록)’가 청약을 받을 예정이어서다. 3일 특별공급을 받고, 오는 4일 1순위 청약이 예정됐다. 2개 단지, 3개 블록의 당첨자 발표날이 달라 3개 단지 모두 청약이 가능하다.

송도는 GTX-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센트럴파크 일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3.3㎡당 2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송도 더샵 프라임뷰는 지상 37층 5개 동과 지상 19층 4개 동으로 구성된 826가구다.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Ⅲ는 지상 최대 40층 2개동의 351가구다.

같은 도시지만 지역구별로 규제를 안 받는 곳에서도 아파트가 공급된다. 남양주시는 다산신도시와 3기 신도시가 건설될 예정지로 조정대상지역이다. 그러나 ㈜삼호가 남양주시 평내 2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평내’는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민간택지여서 비청약과열지구에 속해 청약 및 전매제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전매제한 기간도 6개월이다. 총 1108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247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안양시는 동안구가 조정대상지역이다. 신규 아파트들의 청약경쟁률이 몇번 높게 치솟더니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하지만 공급을 앞둔 곳은 만안구로 규제에서 자유롭다. 두산건설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원에서 ‘안양예술공원 두산위브’를 분양한다. 단지는 총 558가구로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25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지하철 1호선 관악역과 안양역이 반경 1㎞ 이내에 있다.업계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에서는 복잡한 청약제도를 빗겨나 비교적 쉽게 청약에 참여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묻지마 청약을 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통장을 못 쓰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청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