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일본 불매운동…일본 맥주 수입 감소폭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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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수입 맥주 비중 고작 0.1%일본 불매운동이 석달째를 맞으면서 일본 맥주의 수입 감소 폭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에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흐름이 전개되면서 일본 맥주 소비를 줄이는 움직임이 더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CU선 일본 맥주만 매출 88.5% '뚝'
9월 편의점 수입맥주 행사에선 일본 맥주 제외
3일 관세청이 발표한 8월 수출입 잠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본 맥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97.1%나 감소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 감소량(34.6%)보다 더 확대된 수준이다. 이에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수입 맥주 중 일본 맥주 비중은 0.9%로 추락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 맥주 중 일본 맥주 비중이 2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처럼 일본 맥주 수입이 더 줄고 있는 이유로는 소비자들이 역사인식을 갖고 일본 맥주 브랜드를 살펴보기 시작해서다. 아사히 삿포로 등 주요 브랜드의 과거에 대해 공유하면서 불매 운동이 더 단단해졌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사히 삿포로 맥주 브랜드에 대한 역사를 소개했다. '알고는 못 마신다…아사히의 만행'이라는 글에 따르면 '아사히=아침에 뜨는해=욱일'이라는 뜻이며, 나카조 다카노리 아사히맥주 명예고문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인 자격이 없다"는 말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또 아사히는 독도 영유권 주장 뿐 아니라 안중근·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을 테러리스트로 표현하는 왜곡된 일본 역사교과서도 후원했고, 아사히의 최대주주인 스미토모 그룹은 한국인 강제노역장을 운영했다.
기린맥주와 삿포로 맥주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영화 군함도에 나왔던 하시마섬 탄광에 한국인 강제징용을 했던 미쓰비시그룹 중 방계회사가 기린맥주이며, 삿포로 맥주와 에비수 맥주는 일본 최대 미이케 탄광에서 한국인 강제노역을 시켰던 미쓰이 그룹 소속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항공(JAL), 유니클로, 아사히 맥주 등이 욱일기 문양을 사용해왔다"며 "아사히맥주는 다양한 캔맥주 디자인을 활용하여 한국인들에게 큰 공분을 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역사인식에 관한 결여가 일본 기업내에서 만연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지적했다. 일본 맥주 수입 감소세는 국내 편의점에서도 피부로 와닿고 있다. 편의점 CU에서 지난달 일본 맥주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8.5%나 하락했다. 전체 맥주 판매가 3.4% 늘어난 반면 일본 맥주는 판매가 오히려 감소했다. 일본 맥주의 감소는 다른 수입맥주와 국산 맥주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 맥주를 제외한 수입 맥주의 판매량은 19.6% 증가했으며, 국산맥주는 19.4% 늘었다.
당분간 일본 맥주 수입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판매처인 편의점에서도 일본 맥주를 할인 행사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편의점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은 이번달 수입맥주 행사 품목에서 아사히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 일본 맥주를 '1만원에 4캔'을 파는 행사에서 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