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방북해 北 리용호와 회담…"북중 우호협력은 확고한 방침" 리용호 "홍콩은 중국의 홍콩…외부 간섭 안 돼" 中 입장 공개 지지 中 외교부, 김정은 접견 여부에 "소식 있으면 제때 발표" 여운
북한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지난 2일 평양에서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반도 문제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홍콩 시위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이날 회담에서 북한은 중국의 홍콩에 대한 입장과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공개적으로 힘을 보탰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북·중 우호 관계와 더불어 북미 회담 재개와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회담에서 북·중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신 상황을 서로 교환했다면서 상호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해 지역의 평화와 수호를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리용호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 성과도 언급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중 전통 우의와 전략적 상호 신뢰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역사적 시기로 이끌었다"면서 "북·중 우호 협력 관계를 잘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국 정상의 중요한 합의를 실현하고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잘 치르며 우호 교류, 실무 협력,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소통 및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양국 지도자의 의지가 양측의 공동 행동으로 이어져 북·중 관계를 더 큰 발전을 실현하길 원한다"면서 "수교 이래 국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새로운 전략 노선을 시행해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점에 선 북·중 관계는 더욱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면서 더 밝을 미래를 맞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용호 외무상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차례 방중과 시진핑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면서 왕이 국무위원의 방북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경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리 외무상은 북·중 우호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당과 국가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성대히 축하해 새로운 시대의 북·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회담에서 리용호 외무상에게 홍콩의 정세와 중국의 입장과 조치에 관해 설명했고, 리 외무상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으로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입장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왕이 국무위원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접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그해 5월 초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그는 중국 외교 수장으로서 10년 만에 북한을 찾았으며, 그 직후 김 위원장은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회동한 바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왕 국무위원의 김 위원장 접견 여부에 대해선 "북측 지도자를 만났는지는 추후 소식이 있으면 제때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겅 대변인은 "왕이 국무위원의 이번 방북은 북·중 정상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전면적으로 실현하고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를 치르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북·중 실무 협력을 촉진하고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