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발언' 日 고노 외상 교체 유력…韓·日 관계 영향 '촉각'

후임에 모테기 경제재생상 거론
아소 다로 재무상은 유임 예상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한·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에 무례한 발언을 쏟아냈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다음주 개각에서 교체될 전망이다.

3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오는 11일 예정된 일본 정부 개각에서 고노 외무상이 물러나고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장관)을 기용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 총리의 주변 인사 발언을 인용, “모테기 경제재생상이 다음 외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합의를 이끌어낸 미·일 무역협상에서 모테기 장관이 수완을 발휘했다는 점을 아베 총리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
일각에선 한동안 모테기 경제재생상이 외무상을 겸임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2일 개각 방침을 밝힐 때 과거에 자주 사용하던 ‘골격을 유지한다’는 표현이 사라졌다”며 외무상을 비롯한 주요 직책이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노 외무상 교체는 확실시되고 있지만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유임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정권의 3대 축인 재무상, 외무상, 관방장관 중 외무상만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고노 외무상이 한·일 갈등 과정에서 국내 정치적 입장만 고려해 망언을 일삼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7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말을 끊고 “(한국이) 극히 무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일본 내에서도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사무라이 같은 ‘윗사람’이 일반 백성인 ‘아랫사람’에게나 쓰는 말을 국제관계에서 사용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 대해서는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할 리더십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노 외무상이 한·일 갈등 과정에서 경제산업성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혐한’ 발언으로 무리수를 뒀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말 일본 방송에 출연해 “고노 외무상이 타협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한국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면서 몰아붙인 것은 분명한 외교 실패”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