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영어 잘해 논문1저자"…野 "영어성적 4~8등급, 번역실력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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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조국 간담회 열린 장소서 조목조목 반박자유한국당은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셀프 청문회’ 해명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딸의 논문 및 입시·장학금,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등 조 후보자를 둘러싼 핵심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고 보고 자신들의 반론을 펼칠 회견을 연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는 간담회 내내 거짓말과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조국 딸, 입학도 전에 장학금 수령”조 후보자는 전날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딸이 한영외국어고 재학 시절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된 데 대해 “우리 아이가 연구 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광덕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시절 국어와 영독·영작도 제대로 못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런 그가 어떻게 영어 논문을 작성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단대 교수와 인턴 품앗이 없었다?
부인이 교수 처에게 인턴십 요청
서울대 장학금 신청한 적 없었다?
입학前 수령…보이지 않는 손 의심
제보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 조모씨(28)는 고교 3년간 16개 영어 과목에서 전체 9등급 가운데 4~8등급을 받았다. 독해와 작문 성적은 대부분 6~7등급 이하였다. 회화 성적은 4등급을 받은 적이 두 번 있지만, 6등급까지 내려간 적도 두 번 있었다. 국어 성적은 8~9등급이었다고 한다. 주 의원은 “국문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조씨가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어떻게 이해하고 영어로 번역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도 “해당 논문 2저자는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는 미국 소아과 전공의”라며 “그런 사람을 놔두고 고등학생이 영어 논문을 수정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했다. 그는 “당시엔 1저자 판단 기준이 모호했다”는 조 후보자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최근 20~30년간 의학 연구 윤리가 그렇게 허술했던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의 대학원·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장학금 부정 수령 의혹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조 후보자는 전날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닐 때 2학기 연속 전액 장학금 802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장학금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곽상도 의원은 “조씨는 대학원 입학 전인 2월 장학금을 수령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김도읍 의원은 “해당 장학금은 지도교수 추천 없이는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분명 장학금을 신청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사모펀드·웅동학원 해명도 궤변”
조 후보는 전날 간담회에서 부인과 자녀, 처남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처남의 투자 및 펀드 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펀드매니저에게 문의했더니 수익률 높은 상품이라며 추천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를 결정한 2017년 당시 펀드 운용사 코링크PE는 자본 잠식 상태였다”며 “게다가 밥솥을 개발하던 사람이 굴리는 펀드를 어떻게 믿고 10억원이 넘는 처자식 돈을 부었느냐”고 반문했다.조 후보자가 이 펀드에 74억55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정해 놓고 실제론 10억5000만원만 납입한 데 대해 김종석 의원은 “조 후보자 측과 운용사 간 이면계약이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전날 “투자 약정금은 신용카드 한도액 같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펀드 정관엔 반드시 약정액만큼 투자금을 넣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이면계약을 한 것이라면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가족이 운영해온 사학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조 후보자 말도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송언석 의원은 “웅동학원 재산은 134억원인 데 비해 부채는 190억원이 넘는다”며 “빚 정리하기에 급급한 ‘깡통 법인’을 무슨 수로 환원하겠다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조 후보자 딸 조씨는 이날 자신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성적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부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어 대외적 공개가 엄격히 제한된다. 서울교육청도 이날 학생부가 어떻게 주 의원에게 넘어갔는지 자체 조사에 나섰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