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로 민주주의 후퇴"…정계·학계 원로들, 잇단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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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조국, 직무 수행 어려워"
최장집 "대통령이 권력 남용"
김광두 "문재인 정부 '식물' 될 수도"
윤 전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의회민주주의는 국회의원들이 절충과 타협을 해서 국민의 의사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렇게 여야가 딱 둘로 갈라져 사활을 건 싸움을 하면 어떻게 의회민주주의를 할 수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민주주의를 더 성숙시키라는 게 촛불 정신의 요구라고 보는데, 그 책임을 짊어지고 등장한 정권이 출범 2년 반이 채 안 돼 민주주의 후퇴를 겪는 것은 심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일 조 후보자의 해명 기자간담회와 관련해서는 “무리해서 기자간담회를 했지만 의혹의 내용에 대해서는 얘기를 못 했다”며 “굳이 그런 간담회를 할 이유가 있었나 싶다”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은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후보자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으로 인해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조 후보자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검찰이라는 강력하고 방대한 조직을 지휘하는 데 권위가 무너진 상태, 힘이 빠진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문재인 정권이 ‘식물 정권’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경제·외교·안보에서의 국정운영 능력은 이미 그 바닥을 보여줬다”며 “마지막 보루였던 사회적 가치 추구마저 무너진다면 ‘식물 정권’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조국 교수는 정권의 핵심 ‘이데올로그’(공론가)이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며 “범법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믿지만 그의 내면적 이중성과 도덕적 해이가 다수 국민에게 주는 배신감은 이 정권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