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96% "조국 딸 제1저자 논문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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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사 상당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인 조모씨(28)가 고등학생 때 2주 정도 단국대 의대에서 인턴생활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제1저자 논문을 등재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이를 근거로 조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아과의원 대표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시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의사회는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하면서 의사 면허번호, 이메일, 근무처, 전공과목 등을 적도록 했다. 의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까지 응답자는 2894명이다. 국내 의사 13만4000여 명의 2%에 해당한다.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98.7%는 ‘조씨 논문 등재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96%였다. 조씨는 해당 논문을 쓴 뒤 고려대 생명과학부를 거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입시 과정에서 해당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논문과 입시는 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씨가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사실을 적었고, 이 때문에 고려대 입학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설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태가 ‘편법을 이용한 부정입시’라고 답한 응답자는 94%였다.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91%에 달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조 후보자가 양심이 있으면 오늘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딸 논문에 대한 조 후보자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조씨가 대한병리학회지에 논문을 낸 것은 2009년”이라며 “2006년 황우석 사태가 벌어진 뒤 국내 연구윤리규정이 강화돼 당시에는 제1저자, 제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어번역에 기여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임 회장은 “조씨 논문의 3저자는 미국 시민권자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했다”며 “소아청소년과학 중 신생아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충분히 있어야 논문의 1저자로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소아과의원 대표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시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의사회는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하면서 의사 면허번호, 이메일, 근무처, 전공과목 등을 적도록 했다. 의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까지 응답자는 2894명이다. 국내 의사 13만4000여 명의 2%에 해당한다.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98.7%는 ‘조씨 논문 등재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96%였다. 조씨는 해당 논문을 쓴 뒤 고려대 생명과학부를 거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입시 과정에서 해당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논문과 입시는 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씨가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사실을 적었고, 이 때문에 고려대 입학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설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태가 ‘편법을 이용한 부정입시’라고 답한 응답자는 94%였다.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91%에 달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조 후보자가 양심이 있으면 오늘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딸 논문에 대한 조 후보자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조씨가 대한병리학회지에 논문을 낸 것은 2009년”이라며 “2006년 황우석 사태가 벌어진 뒤 국내 연구윤리규정이 강화돼 당시에는 제1저자, 제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어번역에 기여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임 회장은 “조씨 논문의 3저자는 미국 시민권자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했다”며 “소아청소년과학 중 신생아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충분히 있어야 논문의 1저자로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