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싫어요"…전 세계 아동 70%가 '반대'

15개국 5천500명 아동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 세계 어린이의 70%는 교육에 필요하다며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4일 발표한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의 '작은 목소리 큰 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개국 아동 5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교육적인 도구로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아동 88%는 자신들이 폭력을 당할 때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장애물이 많다고 했다.

아동들은 아동폭력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아동의 무방비 상태', '폭력의 악순환', '성인의 약물중독에 의한 자제력 상실'을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한국인 수희(12)양은 "아동학대는 집안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들은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한다"며 "이런 경우 아이들은 또다시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동 폭력 근절 방법으로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성인들이 먼저 아동 권리를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응답자의 90%가 아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아동들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동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절반은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서 어른들이 아동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 밖에도 응답자의 40% 이상은 자신이 사는 나라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겼다.

아동의 40%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고 느꼈으며, 34%는 길거리와 대중교통, 공원 등이 '거의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여자 아동은 자신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는 반면 남자 아동들은 나쁜 일을 하도록 강요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어린이재단연맹은 "이번 보고서는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을 앞두고 발간된 것으로 아동폭력 등 아동 문제에서 아동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