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이란 정권교체 바라지 않아…굉장한 나라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며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문제를 언급하며 협상 유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 문답 중 이란 관련 질문에 답하다가 "이란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어떤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오전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브리핑을 받은 후 취재진과 가진 문답에서도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우리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잠재력을 이용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본다. 그들은 이를 이용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북한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질문에 묻지도 않은 북한을 연관지어 대답하는 데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언급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얻어낼 상응조치로 체제보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히는 건 드문 일로, 협상 재개를 통해 북한이 상당한 경제적 상응 조치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유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대미 압박 담화를 내놓은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차원의 답신으로도 볼 수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연달아 공개석상에서 이란 관련 문답을 하다가 북한의 잠재력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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