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 논란' K-11 소총 뒤엔 '부실 연구·개발' 있었다

감사원 "K-11 내구성 취약…방사청, 근본대책 마련하라"
탄약 폭발 사고와 장치 균열 등 각종 결함으로 논란을 빚은 K-11 복합형소총이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애초 목표했던 성능에 못 미치는 K-11 소총을 양산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 내용을 담은 'K-11 복합형소총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국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K-11은 5.56㎜ 소총탄과 20㎜ 공중폭발탄을 장전하는 소총으로 주·야간 정밀사격이 가능하고 적 밀집지역이나 은폐·엄폐된 표적을 제압할 수 있는 분대 편제 개인화기다.

감사 결과, 국방과학연구소와 육군, 방위사업청 등은 K-11 소총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K-11 소총에 대해 완화된 개발·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반사율이 낮은 물체에 대해서도 정확한 표적 거리를 산출하려면 고출력의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해야 하는데도, 저출력 측정기를 개발한 후 반사율이 높은 표적으로 평가를 하고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K-11 소총이 반사율이 낮은 물체에 대해서 정확한 표적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 곤란해졌다.

또한 공중폭발탄의 살상력과 탄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평가 기준을 낮게 설정하고 개발하는 바람에 실제 개발된 K-11 소총이 유효 사거리 등 작전운용성능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이번 감사 기간 K-11 소총의 작전운용성능으로 설정된 유효 사거리에서 시험 사격을 한 결과 K-11 소총의 명중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K-11 소총의 사격통제장치에서 반복적으로 균열이 발생해 내구성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11 소총 양산 이후 총기 내 탄약 폭발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방사청이 충분한 원인 규명과 개선 조치 없이 K-11 전력화를 지속해 사고 재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방사청장, 육군참모총장, 국방과학연구소장에게 "앞으로 작전운용성능 등에 미달하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방사청장에게 "K-11 복합형소총의 명중률 저조, 사격통제장치 균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방사청은 2015∼2016년 K-11 소총의 사격통제장치 균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K-11 소총에 사용되는 탄약인 공중폭발탄의 사용 여부가 불투명했는데도 공중폭발탄을 다량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그 결과 납품받은 공중폭발탄을 올해 현재까지 사용하지 못한 채 보관만 하고 있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방사청장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관련자의 비위 행위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