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G2 호재에도"…원·달러 환율, 1100원대 진입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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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막판, 독일 지표 부진에 유로화 약세 보여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다시 무역협상에 나서기로 했고,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철회하기로 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이 원화를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이끌었다. 다만 독일 경제지표 부진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에 제동을 걸었다.
"미중 무역분쟁 이슈 끝나야 강세 전환 가능"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 내린 1200.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홍콩 시위가 일단락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전날보다 4원 내린 1204.2원에 하락 출발했다.전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TV방송을 통해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다. 지난 6월9일 100만명이 모이면서 본격화된 첫 시위 이후 88일 만이다.
송환법이 철회된 것은 국제 사회의 우려 확대, 홍콩 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중국에 전염됐기 때문이다. 또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홍콩 시위가 중국에 불리하다는 점,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둔 점 등이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장중 1197원까지 내려가면서 1200원선을 하향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10월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다. 이날 중국 중앙TV에 따르면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미 협상대표단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통화에서 10월 초 워싱턴에서 제13차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통화에서 양측은 실무진 협의를 통해 고위급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 막판 독일에서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을 재차 밀어올렸다. 원화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수급이 몰린 점도 원·달러 환율의 낙폭을 제한한 요인이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제조업에 대한 미래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독일 7월 공장수주가 전월 대비 2.7% 감소해 예상치(-1.5%)를 크게 밑돌았다"며 "이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의 1100원대 진입을 막았다"고 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중이 완벽하게 무역분쟁을 끝내지 않고 있어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이슈가 완전히 봉합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초반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