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프로듀서 "양방향 콘텐츠가 대세"

넷플릭스 '밴더스내치' 제작자들 "인터랙티브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한국에서도 이휘재의 '인생극장'이라는 유사한 시도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것이죠."
넷플릭스의 러셀 맥린 프로듀서와 앤디 웨일 오리지널 시리즈 디렉터는 5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드라마콘퍼런스에서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의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올해 초 공개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 미러' 시리즈를 구성하는 영화다.

시청자가 주인공의 행동을 직접 선택해감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인터랙티브(양방향) 콘텐츠로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블랙 미러' 시즌3, 4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하기도 한 러셀 맥린은 "인터랙티브로 가면서 (제작 과정이) 복잡해졌고 대본 작업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며 "스크립트 작업하는 데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정 엔딩으로 가져갔을 때 그에 따라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엔딩과 캐릭터 전개 방식이 달라 계속 고민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또 스크립트를 완성하고 촬영하기까지 배우들이 관련 대본을 여러 개 읽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scene)마다 다른 앵글로 찍고, 또 앵글을 바꿔서 찍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다른 감정을 잡아야 하고 대사가 계속 바뀌어서 배우들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앤디 웨일은 "제작 과정이 복잡하리라곤 예상했지만 이처럼 각본 수정 과정이 어렵고 노동집약적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면서 "넷플릭스가 개발한 비선형 스크립트 작성 프로그램 '브랜치 매니저'(Branch Manager)를 사용했고 저 또한 간단한 코딩을 '밴더스내치'를 제작하며 배우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도전하는 창작자들을 향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러셀 맥린은 "인터랙티브는 상호 소통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 대본과 촬영분대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도 있지만 낭비될 수도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앤디 웨일은 "선택 포인트들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며 "옵션이 너무 적어도 많아도 안 된다.

선택 지점을 잘 조절해서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몰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넷플릭스에서 오는 2020년 새로운 인터랙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내에서도 대표적인 인터랙티브 전문가로 평가되는 이들은 양방향 콘텐츠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인터랙티브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스토리텔링을 대체하는 데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장르가 될 것이고, 전 세계 다양한 시청자들이 좋아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