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 물고 퍼팅 스트로크 해보세요…머리드는 나쁜습관 싹~"

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28) 골프의 꽃, 퍼팅 (중) '키워드'를 기억하자
빨대를 물고 퍼팅해보면 나쁜 ‘헤드업’ 동작이 금방 드러난다. 입에 문 빨대가 움직이지 않아야 머리도 고정된 것이다.
필드레슨을 나가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타수 좀 빨리 줄일 수 없을까요?”

웃으면서 이런 대답을 많이 합니다. “연습하세요!”그럼 어떤 연습을 해야 할까요. 바로 퍼팅입니다. 타수를 단기간에 줄이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은 누가 뭐래도 퍼팅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프로들도 퍼팅에 가장 많은 연습 시간을 할애한답니다. 친한 후배인 신지애 프로는 제가 전화해서 어딘지를 물으면 “저 퍼팅장이에요!”라고 말하곤 했죠. 하루 8~9시간씩 그린 위에 붙어있다시피 해 잔디 벌레라는 놀림도 받곤 했어요. 아이러니한 게 아마추어 골퍼들은 ‘타수 절감 효과’가 가장 좋은 퍼팅연습을 제일 안 한다는 겁니다. 실제 관심도 낮고요. TV 방송에서 레슨해보면 퍼팅을 주제로 한 날 시청률이 가장 낮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 5분씩 꼬박꼬박 한 달 정도만 해도 ‘달라진 골프’를 만끽할 텐데 말이죠.
퍼터 헤드 높이가 백스트로크 톱(왼쪽)에서는 낮고, 폴로스루 후 피니시(오른쪽)에서는 높은 게 좋다.
좌·우 스트로크 크기 비율은 1 대 1이 이상적이다. 공 3개를 놓고 백스트로크 크기와 폴로스루 크기를 통제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직각 유지가 핵 중의 핵

연습을 하더라도 알고 해야겠죠. 좋은 퍼팅의 첫 번째 키워드는 ‘직각’입니다.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면이 타깃과 직각을 이루게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스트로크 컨트롤보다 페이스면 컨트롤이 그만큼 더 중요하다는 건데요, 공이 굴러가는 방향에 페이스각이 80~90% 영향을 미치지만 스트로크 방향은 10~20% 정도밖에 영향을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네요. 인-아웃 스트로크를 하든, 아웃-인 스트로크를 하든 공은 페이스면과 수직방향으로만 굴러간다는 거죠. 당겨치든, 밀어치든 페이스각이 닫히거나 열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얘깁니다.두 번째가 ‘일정한 악력’입니다. 퍼팅하는 동안 그립을 잡은 양손, 손가락, 손목에 들어간 힘이 똑같아야 합니다. 다운 스트로크 때 갑자기 힘을 주는 아마추어 골퍼가 많은데, 퍼터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는 원인이 됩니다.

세 번째는 ‘중력’입니다. 헤드 무게를 잘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마치 목에 매단 그네가 좌우로 오가는 듯한 리듬이 생기면 페이스면 각도 임팩트 때 직각으로 잘 유지됩니다. 네 번째는 직선 스트로크입니다. 퍼팅은 본래 포물선을 그리는 곡선 스트로크가 정상이지만, 5m 이내의 중단거리 퍼팅에선 스트로크 형태가 거의 직선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스승이었던 데이비드 레드베터는 “퍼터 끝에 볼펜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이 볼펜으로 바닥에 일직선을 긋는 이미지를 상상해보라”고 말하곤 했었습니다. 가느다란 스틱을 바닥에 내려놓고 이 스틱을 따라 퍼터 헤드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연습도 효과적입니다. 거실이나 방안에서 공 없이도 효과적으로 퍼팅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죠.

다섯 번째가 ‘낮게-높게’입니다. 퍼터 헤드가 지면에서 떨어진 높이가 백스트로크 톱에서는 낮게, 피니시톱에서는 높은 게 좋다는 겁니다. 공이 앞구르기를 잘하도록 톱스핀(top spin)을 먹여주기 때문이죠. 한국투어를 뛸 때는 퍼터가 바닥에 붙어 다닐수록 좋다고 생각했는데, 일본 투어를 뛸 때 이렇게 바꾸고 갑자기 퍼팅이 좋아졌는데요. 제가 일본에서 퍼팅 능력 ‘톱3’에 거의 항상 들어갔던 비결 중 하나도 바로 이 낮게-높게였습니다.‘면벽 수행’이 머리 고정 효과 좋아

퍼터 페이스를 직각으로 잘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머리나 몸통이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이라는 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머리를 좀 더 고정하는 연습법도 있습니다. 벽에 머리를 붙여놓고 퍼팅 스트로크를 해보는 겁니다. 이게 불편하신 분들이라면 우유나 커피 빨대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빨대를 입에 물고 퍼팅해보는 겁니다. 자신의 머리가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도 금방 알 수 있고, 머리를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느낌도 확실히 잡을 수 있답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