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다시 2등급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력…美남동부 강타(종합)

조지아 및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에 큰 피해…"강풍·호우·해일 우려"
6일 버지니아주까지 영향…25만가구 정전·대규모 휴교·인명피해도
'앨라배마도 타격' 트럼프 주장 논란 일자 백악관 "브리핑 내용에 있었다" 해명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초토화한 뒤 미국 남동부를 향해 북상하며 한때 3등급으로 세력을 키웠던 허리케인 도리안이 5일(현지시간) 다시 2등급으로 다소 세력이 약화했다. 그러나 도리안은 여전히 강한 바람과 폭우를 뿌리며 이동하면서 조지아주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미 남동부 해안을 강타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도리안의 세력이 약간 약화했지만, 여전히 2등급 허리케인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앞서 NHC는 오전 11시 도리안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약화했다고 발표했다. 도리안 중심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남동쪽으로 약 45마일(72㎞) 떨어진 곳에서 시속 10마일(16km)로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최고 풍속은 시속 105마일(169km)이다.

허리케인급 바람은 중심부에서 60마일(95㎞)까지 확장됐고, 열대성 폭풍우급 바람은 중심부로부터 195마일(315㎞)까지 뻗어 나간 상태다. AP는 도리안의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지만,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해안을 따라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여전히 충분히 강력하다"고 전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찰스턴과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해안 일부 지역에 수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30㎝의 비가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CNN에 따르면 조지아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 3개 주에서는 25만곳 이상의 가구와 사업체에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500여명의 주방위군 병력을 투입해 피해 대비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는 45개 교육구가 휴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83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조지아에서도 수십만명이 대피 경고를 받았다.

이들 3개 주에서는 5일 오후까지 500여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허리케인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플로리다 3명, 노스캐롤라이나 1명 등 총 4명이 숨졌다고 AP는 전했다.
도리안은 북상하면서 영향 범위가 더 넓어졌고 이날 오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후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안선을 따라 시속 90∼100마일(145~161㎞)의 돌풍이 불고 노스캐롤라이나의 아우터뱅크스에는 최대 15인치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WP는 전했다.

도리안은 6일 오전까지 노스캐롤라이나를 강타하고 버지니아 남동부까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지아부터 버지니아 남동부까지 해안가에는 최소 2∼4피트(0.6~1.2m), 곳에 따라 최고 8피트(2.4m)에 이르는 폭풍 해일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악관은 도리안이 앨라배마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것과 관련, 트럼프에게 해당 내용을 브리핑한 관계자가 낸 성명을 이날 배포하고 도리안 북상 초기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항에 이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윗과 백악관 브리핑,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방문한 자리에서 앨라배마주가 피해 예상 지역에 있다고 거듭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전날 백악관 기자들에게 앨라배마도 피해 예상 지역에 있다는 주장과 관련, 지난달 29일 허리케인의 예상 경로를 나타낸 국립기상청의 첫 지도를 제시했다.

그런데 그가 검정 펜으로 플로리다주의 경계를 넘어 앨라배마의 남부까지 피해 범위를 표시하는 선을 그은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백악관에 따르면 국토안보 및 대테러리즘 고문인 피터 브라운 해군 제독은 성명서를 내고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리안의 위치와 예보, 연방 정부의 준비와 대응에 대해 여러 차례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그는 허리케인의 눈이 지나는 잠재적 경로를 예측하는 NHC의 원뿔 모양 진로도를 제시했으며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기상 모델을 포함한 여타 자료들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결과물은 공식 예상 진로보다 훨씬 바깥쪽에 도리안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1일 도리안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여러 주에 앨라배마를 포함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언급들은 그날 아침 브리핑을 토대로 했다"고 말했다. 브리핑에는 앨라배마 남동부에 열대성 폭풍이 불어올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고, 실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NHC는 열대성 폭풍이 앨라배마 일부를 강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그는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