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무역전쟁 여파에 눈물 흘리는 美 에탄올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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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수요량 크게 줄어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에탄올 가격이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산 에탄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줄고 미국 내수시장에서도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국으로, 생산량의 대부분을 옥수수를 통해 만들고 있다.
지난 두달 새 18% 가격 폭락..."유례 없어"
미국 내 에탄올 의무사용 규제도 올해 만료
업계는 발빠르게 대처...곳곳서 공장 폐쇄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물 에탄올 가격은 갤런(3.78리터)당 1.34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두 달 전인 7월 중순 고점인 1.634달러에 비해 18%가량 하락한 것이다. 에탄올 가격은 한동안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에탄올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수출품 대부분에 대한 보복관세를 매기는 ‘관세 난타전’을 이어가면서 미국산 에탄올의 중국 수출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중국은 올 들어 미국산 에탄올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지난해 미국산 에탄올 수입량은 총 5390만갤런에 달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미국산 에탄올 금수 조처에 글로벌 에탄올 가격이 크게 요동쳤다. 미국 정부의 에탄올 의무 사용 규제가 올해 기간이 만료된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2005년부터 시중에 공급되는 원유에 일정량 이상의 에탄올을 섞어 팔아야 한다는 의무 규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해당 의무 규제 적용 기간이 끝나면서 미국 내에서도 에탄올 수요량이 크게 하락했다.
에탄올 업계는 빠른 대처에 돌입했다. 미국의 에탄올 생산업체 그린플레인스와 포엣 등은 지난 1년 사이 인디애나주, 아이오와주, 미네소타주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을 다량 폐쇄했다. 미국 최대 곡물가공업체인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도 에탄올 생산 사업을 축소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 에탄올 업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에탄올 시장이 선례가 없을 정도의 침체에 직면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