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SM이 블록체인을? 가상화폐까지 발뻗는 아이돌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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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건전한 팬덤 확대 위해"좋아하는 아이돌로 연결된 세상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쓰는 세상, SM엔터테인먼트가 꿈꾸는 미래일까.
블록체인 기술 결합 예고
주상식 SM엔터테인먼트 CT-AI 랩장은 4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회의(UDC2019)에 참석해 "SM엔터가 직접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 건 SM엔터테인먼트가 최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블록체인이 엔터산업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며 "SM엔터테테인먼트 내 다양한 창작 및 저작활동을 블록체인으로 연계, 암호화폐로 토큰이코노미를 구축한다면 팬의 기여도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 어떤 식으로 블록체인을 만들어 이용할지에 대해선 아직 내부에서도 자세히 내용이 공유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인 것.
다만 SM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사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완벽한 디지털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기획력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를 선도해왔다. H.O.T.와 S.E.S, 신화까지 연습생 시스템으로 기획형 아이돌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1999년 'Christmas in SMTOWN.com'을 통해 소속 가수들을 하나로 엮어 'SMTOWN'이란 브랜드를 구축했다.
해마다 캐럴 앨범, 여름 앨범을 선보였던 'SMTOWN'은 이후 해외 투어 콘서트 브랜드까지 확장됐다. 뮤지션을 하나로 엮은 것에서 나아가 팬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가도 선포했다. 2012년 8월엔 SM엔터테이먼트는 '뮤직네이션 SMTWON'의 탄생을 외쳤다. 음악으로 전 세계가 하나되는 가상국가 '버추얼네이션'(Virtual Nation)을 출범시킨 것.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당시 "세계는 모바일과 인터넷 환경에서 SNS라는 초연결세상으로 불리는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리얼한 세계와는 별개로 버추얼네이션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버추얼네이션 출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버추얼 제국의 탄생을 통해 "그 세계의 중심이 동북아가 되도록 한중일 3국이 노력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기술 역시 이런 SM엔터테인먼트 세계관의 확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가상세계와 실세계를 잇는 기술을 연구해왔고, 인공지능, 스마트디바이스, 홀로그램, 아바타 등 여러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불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유무형 자산을 통합하고 저작권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SM C&C를 통해 외식업, 부동산업, 모바일 앱 개발 및 운영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업도 진행해왔다.
하지만 주요 사업과 관련 없는 법인의 적자 누적돼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수만 대표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라이크기획과 관련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이슈가 터졌을 때에도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 합병과 SM USA 산하 자회사와 F&B 매각 혹은 청산, 배당 성향 개선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그럼에도 SM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SK텔레콤과 손잡고 ICT를 활용한 미디어 사업에 공들여왔던 만큼 앞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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