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한번 통화, 사실 밝혀달라"…최성해 "두번 통화, 거짓 자료 요구"

딸 표창장 위조 논란

조 후보자 청문회 해명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표창장 수여와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후보자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 차례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론에) ‘사실대로 말해달라’는 부탁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총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가 여러 차례 직접 ‘(표창장 수여를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게) 위임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후보자가 나에게 통화를 시도한 것은 세 번”이라며 “첫 번째 전화가 왔을 때 정경심 교수가 남편인 조 후보자를 바꿔줬고, 두 번째 전화가 왔을 땐 똑같은 부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 번째 전화에서도 첫 번째 부탁과 같이 당일(4일) 오전 중으로 위임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 후보자와의 통화를 녹음한) 녹취록이 있지만 지금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거짓말로 나를 공격하면 하나씩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는) 너무 뻔뻔하다”며 “자신이 전화한 사람이 보고 있는데 서슴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처가 너무 흥분해 제가 통화”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당시 ‘스펙’으로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진위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각종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들에게 “한 번도 통화하지 않았다”고 한 조 후보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최 총장과 왜 통화했는지 추궁했다.

조 후보자는 “제 처가 압수수색된 날 너무 놀라서 (최성해) 총장께 전화를 드렸다”며 “제 처가 너무 흥분해서 진정하라고 (제가 전화를 받은 뒤) ‘총장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제 처가 이런 주장을 하니 조사를 잘해주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장 의원은 “동양대 총장은 녹음 파일을 갖고 있다고 한다”며 “우리 국민은 위증교사 혐의와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석에 앉아 있는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계속 “제 처의 취지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한국당 의원은 “그런 말 자체가 부탁이자 압력을 행사했다고 오해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표창장 위조 확인되면 처벌받겠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에 대한 위조 의혹 보도가 나온 뒤 조 후보자 부인이 최 총장에게 항의하는 문자를 보냈다며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정 교수는 문자에서 “그대로 대응해주실 것을 부탁드렸는데 어떻게 기사가 이렇게 나갈 수가 있을지요?”라며 관련 기사를 첨부했다. ‘조국 아내, 동양대에 “딸 표창장 정상 발급됐다고 해달라” 압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또 “우리 학교에서는 실제로 많은 일을 부서장 전결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부디 이런 기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팩트와 상황에 대한 현명한 해명을 부탁드립니다”고 했다.최 총장은 그러나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정 교수가 있던 어학교육원에 총장 표창장 전결 위임을 한 적이 없다”며 “교양학부 영어 프로그램에 정 교수 딸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왜 내 직인이 찍힌 표창장이 어학교육원 이름으로 나갔겠느냐”고 반문했다. 여 의원도 이에 대해 “정 교수가 위임을 받았다면 객관적인 증거를 대야 한다”며 “증거가 없으면 위증교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배우자 표창장 위조가 수사와 재판 등으로 최종 확인이 되면 배우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려대 학생인 조 후보자의 딸이 동양대 총장상이 왜 필요하겠냐느며 지방대를 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 의원은 표창장이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을 두둔하며 “고려대 3학년생이 영주의 동양대에 내려가서 상을 받아 그걸로 대학원을 가겠느냐”고 되물었다.

정의진/안대규/남정민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