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조기 총선' 거듭 요구에 범야권 "EU 정상회의 전 안돼"

존슨 "국민은 브렉시트 연기 원하지 않아…선거 해야"
코빈 주재 야당대표 회동…9일 총선 동의안 반대·기권하기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야당에 10월 15일 조기 총선 개최에 응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범야권은 그러나 10월 17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 조기 총선을 여는 방안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모았다.

6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스코틀랜드를 찾은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 개최와 관련한 입장을 다시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의회에 10월 31일 브렉시트를 분명히 막으려는 이들이 있다.제러미 코빈(노동당 대표)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여기에 포함된다"면서 "그들은 틀렸다.

국민은 우리가 이를 완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고한다.당신들은 계속해서 무의미한 (브렉시트) 연기를 원하지만 내가 보기에 국민들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그럼 선거를 하자"고 제안했다.

존슨 총리는 "그들이 (총선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이는 국민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아마도 그들이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그럼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브뤼셀로 가 브렉시트 합의를 얻을 것이다"라면서 "우리가 10월 31일 (EU를) 탈퇴하도록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10월 말 브렉시트를 단행하지 못하면 사퇴할 것인지를 묻자 "내가 예상하는 가정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자신이 유럽의 친구들과 환상적인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전 세계와 자유무역협정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를 이끌고 싶다고 희망했다.

존슨 총리의 이같은 촉구에도 불구하고 범야권은 조기 총선에 일단 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런던에서는 코빈 노동당 대표 주재로 자유민주당과 SNP, 웨일스민족당 대표 등이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오는 9일 예정된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동의안에 대한 표결에 반대하거나 기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 EU 정상회의 전에 조기 총선을 개최하는 방안을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4일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를 뼈대로 하는 유럽연합(탈퇴)법을 가결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하원 해산 및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298표, 반대 56표, 기권 288표로 부결됐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조기 총선이 열리려면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존슨 총리는 유럽연합(탈퇴)법이 이날 상원 표결을 통과해 9일 하원의 마지막 승인을 얻으면 다시 조기 총선 동의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