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세계산악영화제 태풍 불구 개막 이틀째 관객 발길(종합)

세계적 산악인 쿠르트 딤베르거와 만남…핸드프린팅·책 사인회·강연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틀째 태풍 링링에도 불구하고 오후부터 날이 개면서 관객 발길은 이어졌다.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측은 7일 2019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쿠르트 딤베르거(Kurt Diemberger·86)와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딤베르거는 이날 영화제 메인 무대인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영상체험관 1층에서 선물 교환식, 핸드프린팅, 책 사인회 행사를 열었다. 딤베르거는 자신이 사용한 피켈을 이선호 영화제 이사장(울산시 울주군수)에게 전달했다.

피켈은 도끼를 일컫는 독일어가 어원이고, 역사가 오래된 등반용 장비 가운데 하나로 알피니스트 혼이 담긴 상징물이다.

알프스에서 빙하 크레바스에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지팡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울주군민의 마음을 담아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를 모형화한 돌을 딤베르거에게 선물했다.
딤베르거는 이어 핸드프린팅과 자신이 쓴 책 '산의 비밀' 책 사인회도 열었다.

딤베르거는 또 이날 영남알프스 영상체험관 알프스 시네마 2에서 강연도 했다. 8일에는 알프스 시네마 2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딤베르거를 그린 '수정산', 'K2-꿈 그리고 운명'이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앞서 7월 29일부터 영화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딤베르거를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영남알프스 영상체험관 지하 1층에서 영화제 폐막일까지 열린다.

딤베르거는 현재 생존해있는 산악인 중 유일하게 8천m급 고봉 14개 중 2개를 최초 등반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57년 카라코람의 브로드피크(8천51m)와 1960년 네팔 히말라야의 다울라기리(8천167m) 초등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세계 최고 고산 전문 감독으로 '8천m의 카메라맨'이라는 별칭도 있다.

딤베르거는 자신의 비극적인 경험을 담은 영화 'K2-꿈과 운명'으로 이탈리아 트렌토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제 이튿날 본 행사인 영화 상영은 모두 26편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풍 때문에 야외극장에서 선보이려던 영화 7편이 모두 취소됐다.

언양읍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야외극장인 언양 극장 2에서 상영하려던 '초콜릿 데이', '타이키', '봄을 짊어지고', '프리 솔로'가 상영되지 못했다.
또 메인 무대 인근에 자리한 별빛 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던 '레드불 단편', '네 번째 단계' 등이 상영 중단됐다.

야외 행사로 기획된 '자연에서 채우다' 프로그램에서 숲 산책 행사인 '영남알프스가 품은 나무 이야기',
엄홍길 휴먼재단 캠페인, 시청자 미디어 프로그램, 마케팅 이벤트, 어쿠스틱 음악 공연 등이 태풍 영향으로 모두 취소됐다.

이날 첫 영화는 오전 9시 30분 알프스 시네마 2에서 중국 루 추안 감독의 중국과 홍콩 합작 영화 '커커시리'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중국 최후의 원시 고원인 커커시리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티베트 영양을 사냥하는 밀렵꾼과 산악경비대원들 간의 충돌을 담았다.

영화제의 또 다른 무대인 선바위도서관 극장에서는 황선미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관계의 미래'라는 행사가 열렸다. 단절된 관계로 인해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사연을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 '엑시트',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속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