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피해 복구 본격화…가을장마로 추가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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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명 사상, 시설물 3천600여곳 파손, 농작물 7천여㏊ 피해
지자체·농협 등 긴급 복구 나서, 구호비·재난지원금 선지급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링링'은 한반도를 빠져나갔지만 남은 상처는 컸다.이슬이 맺히며 가을이 시작된다는 백로(白露)이자 일요일인 8일 전국 곳곳에서는 본격적인 태풍 피해 복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곳곳에 '야속한' 비가 내려 복구 차질은 물론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 무너지고 쓰러지고…3명 사망·23명 부상
제13호 태풍 '링링'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사망자 3명 외에 부상자 수가 늘고 시설물 피해 건수도 3천600곳을 넘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링링'에 따른 사상자는 26명이다.
7일 오후 3시 5분께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이모(61) 씨가 2층짜리 골프 연습장 건물 지붕에서 보수 공사를 하던 중 강풍에 뜯긴 지붕 패널에 맞아 숨지는 등 총 3명이 숨졌다.부상자는 일반인이 12명이고 안전조치 중 다친 소방공무원과 경찰관이 11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나 아직 집계되지 않은 사례를 합치면 부상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북 부안에서 주택 1채가 무너져 2명이 친인척 집으로 대피하는 등 이재민도 발생했다.민간시설 928건과 공공시설 2천714건 등 전국적으로 모두 3천642곳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추석을 맞아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도 커 농민들이 깊은 실의에 빠졌다.
농작물 피해는 7천145㏊로 잠정 집계됐다.
4천253㏊에서 벼가 쓰러졌고 1천735㏊는 침수됐으며 1천157㏊에서 낙과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 피해면적은 42㏊로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넙치 2만2천마리와 돼지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수산·축산물 피해도 났다.
전남과 제주 등지에서는 피항 선박 35척이 뒤집혔다.
또 주택 18채와 상가건물 62동이 침수 피해를 봤다.
차량파손은 84대로 집계됐으며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는 419건이다.
이밖에 담장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간 곳만 300건에 이른다.
부산은 태풍 영향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수욕장 대부분에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자체 등, 복구 본격화·지원책 마련 부심
피해 건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이날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정전피해가 발생한 3만4천280가구 중 98%에 해당하는 3만3천604가구의 복구를 마쳤고, 파주시 내 650가구 복구작업도 이날 중 완료할 계획이다.
지붕 파손, 침수 피해 등을 당한 주택 79곳 중 31곳에 대한 복구작업을 마무리했으며 떨어진 간판과 휘어진 축사 철골 등 기타 피해 672건 중 512건도 복구를 마쳤다.
넘어진 가로등과 전신주를 바로 세우고 훼손된 중앙분리대와 교량 난간 등을 복구하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도는 오는 27일까지 인명·시설피해 현지 조사를 시행하고 신고를 접수해 정확한 태풍피해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재민에게 구호비와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충남도 역시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추석 연휴 전까지 추가 피해를 살피는 한편 이달 중 재해구호 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태풍 피해를 본 농가에 재난 지원금 지원과 함께 1%의 저금리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와 전북도 등도 복구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한국전력·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함께 쓰러진 공사장 가림막과 나무들을 바로 세우고 훼손된 신호등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고 있다.
또 후속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복구가 시급한 곳부터 복구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경남도 등 농민들은 이날 아침부터 강풍으로 인한 쓰러진 벼 세우기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수확을 앞두고 떨어진 배·사과 등 과수농가를 비롯해 파손된 시설 하우스 등에서도 농민들은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군부대와 농협, 수협 등 각 기관도 휴일을 반납하고 일손을 보탰다.
해병대 9여단 장병 50여명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제주 서귀포시 한라봉 비닐하우스 농가에서 태풍으로 엿가락처럼 휘어진 시설 하우스 구조물을 뜯어내고 비닐을 걷는 작업을 했다.
전북농협 유재도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 20여명도 이날 익산시 용안면 중신리 딸기 시설 하우스 재배 농가를 찾아 무너진 비닐하우스에서 비닐 제거 작업을 벌였다.
5일부터 재난 안전상황실을 운영하며 24시간 비상 대비태세를 유지해온 수협은 어선, 양식장, 시설물 등 90여건의 피해 상황을 파악·분석한 뒤 어민과 함께 복구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도 이날 오전 김계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오후 4시에는 이낙연 총리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어 응급복구와 복구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가을장마에 2차 피해 우려…예방 작업 나서
긴급 복구가 시작된 가운데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야속한 비가 내렸다.
비는 이날 오전 제주도와 경남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그 밖의 남부지방, 밤에는 충청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지역적 편차가 커 20∼150㎜이며 일부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고 제주도 산지와 남부에는 호우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공사 중이던 방파제 계단식 옹벽이 초속 50m에 달하는 이번 태풍으로 무너져 복구작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비까지 내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태풍을 피해 육지로 나갔던 일부 주민이 섬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까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는 충청 이남의 각 지자체는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낙하물 제거 작업 등을 서두르고 있다.
가을장마로 장기간 매우 많이 내린 비로 피해가 우려돼 침수와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수방 대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태풍으로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이 타격을 입었지만, 농가의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장비와 인력 등을 투입해 최대한 빨리 복구작업을 마무리하겠다"면서 "추가로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최병길 권준우 권수현 손형주 이재현 강종구 고성식 손대성 전승현 박종국 이재림 홍인철)
/연합뉴스
지자체·농협 등 긴급 복구 나서, 구호비·재난지원금 선지급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링링'은 한반도를 빠져나갔지만 남은 상처는 컸다.이슬이 맺히며 가을이 시작된다는 백로(白露)이자 일요일인 8일 전국 곳곳에서는 본격적인 태풍 피해 복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곳곳에 '야속한' 비가 내려 복구 차질은 물론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 무너지고 쓰러지고…3명 사망·23명 부상
제13호 태풍 '링링'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사망자 3명 외에 부상자 수가 늘고 시설물 피해 건수도 3천600곳을 넘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링링'에 따른 사상자는 26명이다.
7일 오후 3시 5분께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이모(61) 씨가 2층짜리 골프 연습장 건물 지붕에서 보수 공사를 하던 중 강풍에 뜯긴 지붕 패널에 맞아 숨지는 등 총 3명이 숨졌다.부상자는 일반인이 12명이고 안전조치 중 다친 소방공무원과 경찰관이 11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나 아직 집계되지 않은 사례를 합치면 부상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북 부안에서 주택 1채가 무너져 2명이 친인척 집으로 대피하는 등 이재민도 발생했다.민간시설 928건과 공공시설 2천714건 등 전국적으로 모두 3천642곳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추석을 맞아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도 커 농민들이 깊은 실의에 빠졌다.
농작물 피해는 7천145㏊로 잠정 집계됐다.
4천253㏊에서 벼가 쓰러졌고 1천735㏊는 침수됐으며 1천157㏊에서 낙과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 피해면적은 42㏊로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넙치 2만2천마리와 돼지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수산·축산물 피해도 났다.
전남과 제주 등지에서는 피항 선박 35척이 뒤집혔다.
또 주택 18채와 상가건물 62동이 침수 피해를 봤다.
차량파손은 84대로 집계됐으며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는 419건이다.
이밖에 담장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간 곳만 300건에 이른다.
부산은 태풍 영향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수욕장 대부분에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자체 등, 복구 본격화·지원책 마련 부심
피해 건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이날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정전피해가 발생한 3만4천280가구 중 98%에 해당하는 3만3천604가구의 복구를 마쳤고, 파주시 내 650가구 복구작업도 이날 중 완료할 계획이다.
지붕 파손, 침수 피해 등을 당한 주택 79곳 중 31곳에 대한 복구작업을 마무리했으며 떨어진 간판과 휘어진 축사 철골 등 기타 피해 672건 중 512건도 복구를 마쳤다.
넘어진 가로등과 전신주를 바로 세우고 훼손된 중앙분리대와 교량 난간 등을 복구하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도는 오는 27일까지 인명·시설피해 현지 조사를 시행하고 신고를 접수해 정확한 태풍피해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재민에게 구호비와 재난지원금을 선지급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충남도 역시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추석 연휴 전까지 추가 피해를 살피는 한편 이달 중 재해구호 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태풍 피해를 본 농가에 재난 지원금 지원과 함께 1%의 저금리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와 전북도 등도 복구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한국전력·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함께 쓰러진 공사장 가림막과 나무들을 바로 세우고 훼손된 신호등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고 있다.
또 후속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복구가 시급한 곳부터 복구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경남도 등 농민들은 이날 아침부터 강풍으로 인한 쓰러진 벼 세우기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수확을 앞두고 떨어진 배·사과 등 과수농가를 비롯해 파손된 시설 하우스 등에서도 농민들은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군부대와 농협, 수협 등 각 기관도 휴일을 반납하고 일손을 보탰다.
해병대 9여단 장병 50여명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제주 서귀포시 한라봉 비닐하우스 농가에서 태풍으로 엿가락처럼 휘어진 시설 하우스 구조물을 뜯어내고 비닐을 걷는 작업을 했다.
전북농협 유재도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 20여명도 이날 익산시 용안면 중신리 딸기 시설 하우스 재배 농가를 찾아 무너진 비닐하우스에서 비닐 제거 작업을 벌였다.
5일부터 재난 안전상황실을 운영하며 24시간 비상 대비태세를 유지해온 수협은 어선, 양식장, 시설물 등 90여건의 피해 상황을 파악·분석한 뒤 어민과 함께 복구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도 이날 오전 김계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오후 4시에는 이낙연 총리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어 응급복구와 복구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가을장마에 2차 피해 우려…예방 작업 나서
긴급 복구가 시작된 가운데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야속한 비가 내렸다.
비는 이날 오전 제주도와 경남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그 밖의 남부지방, 밤에는 충청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지역적 편차가 커 20∼150㎜이며 일부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고 제주도 산지와 남부에는 호우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공사 중이던 방파제 계단식 옹벽이 초속 50m에 달하는 이번 태풍으로 무너져 복구작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비까지 내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태풍을 피해 육지로 나갔던 일부 주민이 섬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까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는 충청 이남의 각 지자체는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낙하물 제거 작업 등을 서두르고 있다.
가을장마로 장기간 매우 많이 내린 비로 피해가 우려돼 침수와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수방 대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태풍으로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이 타격을 입었지만, 농가의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장비와 인력 등을 투입해 최대한 빨리 복구작업을 마무리하겠다"면서 "추가로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최병길 권준우 권수현 손형주 이재현 강종구 고성식 손대성 전승현 박종국 이재림 홍인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