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논란 '젊은 모나리자' 소유권 분쟁…다시 세간의 관심에

佛루브르 소장된 다빈치 작품과 흡사…伊서 지분 소유권 소송
전문가 "모방작 판단"…진위논란 '구세주'는 5천400억원에 팔려
스위스 수장고에 보관된 소위 '젊은 모나리자' 초상화를 놓고 소유권 분쟁이 발생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인지를 놓고 다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아이즐워스의 모나리자'(Isleworth Mona Lisa)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초상화와 놀랄 만큼 흡사하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렌체 바스토기궁(宮)에서 올해 6월 전시된 바 있는 '아이즐워스의 모나리자'에 대해 25%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이 이탈리아 법원에 제기됐다.

익명의 원고를 대리하는 죠반니 바티스타 프로티 변호사는 이 작품의 전 소유주 헨리 F 퓰리처가 작품 지분 25%를 매각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근거로, 현재 이 작품을 소유한 컨소시엄을 상대로 소유권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원고는 이전의 이 작품 인수자로부터 지분을 상속했다고 프로티 변호사는 주장했다.

이 초상화는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와 놀랄 만큼 흡사하며, 눈에 띄는 차이점은 모델의 연령대가 루브르 모나리자의 주인공 리사 델 죠콘도보다 훨씬 어려 보인다는 것이다.

'젊은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가진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아이즐워스의 모나리자는 20세기 초 영국의 시골에서 발견됐다.

작품을 찾아낸 수집가 휴 블레이커는 런던 근교 아이즐워스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로 가져와 분석한 후 이 작품이 다빈치가 직접 그린 죠콘도의 더 젊은 시절 초상화라고 결론 내렸다.

블레이커 사후 이 작품은 수집가 퓰리처에게 팔렸고, 퓰리처는 1974년 이 작품을 스위스 수장고로 옮겼다. 퓰리처 사후 소유권은 다시 동업자 엘리자베스 메이어에게 넘어갔다.

이 작품은 스위스 금고로 옮겨지고 나서 거의 공개되지 않다가 메이어가 숨지고 2008년 정체가 불분명한 국제컨소시엄에 넘겨진 뒤 몇 차례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즐워스 모나리자가 다빈치의 작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단체인 '모나리자 재단'은 원고 측 주장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다빈치의 작품은 20점 미만으로, 이 작품이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 값어치는 막대하리라 예상된다.

마틴 켐프 옥스퍼드대 교수를 비롯한 주류 다빈치 전문가들은 아이즐워스 모나리자가 루브르 모나리자의 모방작 중 하나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림의 기술·예술적 완성도 자체만 놓고 보면 루브르 모나리자가 훨씬 뛰어나다.

켐프 교수는 또 "분광(스펙트럼)분석으로 보면 아이즐워스 모나리자 그림표면 아래 구조가 다빈치 것과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CNN은 그러나 아이즐워스의 모나리자가 다빈치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구세주) 초상화처럼 수천억원대에 거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빈치 작품인지를 놓고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살바토르 문디는 2017년 경매에서 4억5천30만달러(약 5천400억원)에 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