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TV는 마이크로 LED"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LED 조각 이어붙여 패널 제조
크기·형태·해상도 제약 없어"
“제 머릿속엔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밖에 없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사진)은 지난 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 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의 최종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로 LED는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초소형 발광물질이다. 빛을 내는 LED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제작하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 해상도에 제약이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219인치 ‘더월 프로페셔널’과 146인치 ‘더월 럭셔리’ 등 마이크로 LED 스크린을 출시했지만 TV 제품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한 사장은 “마이크로 LED TV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화질 향상(업스케일링)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새로운 TV 출시에 관한 의지를 나타냈다.
관람객들이 7일(현지시간) ‘IFA 2019’에서 명품 가구처럼 디자인한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리프’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 사장은 ‘QD 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와 관련해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QD OLED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주력 TV 제품을 QD OLED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한 사장은 “관여하는 분야가 아니다”며 “연구 단계라서 아직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QLED TV를 통한 시장 선도 전략을 이어간다는 게 한 사장의 구상이다. QLED TV는 화면을 밝히는 백라이트유닛에 퀀텀닷(양자점) 소재의 필름을 입혀 색 순도를 높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QLED TV 판매를 확대해 세계 TV 시장 점유율 31.5%를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한 사장은 “올 상반기 QLED TV를 200만 대가량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는 QLED 8K, 초대형 TV 시장 확대 등을 통해 연 5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더 세리프’ 등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 TV 확대도 시사했다. 한 사장은 “일부 업체가 모방 제품을 내고 있지만 소비자의 감성에 접근하는 데는 먼저 시작한 삼성이 우위에 있다”며 “소비자의 사용성을 지켜보며 지속적으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IFA 2018에서 8K(3300만 화소) TV를 선보인 뒤 1년간 시장 확대를 위해 뛰고 있다. 한 사장은 “구글 등도 유튜브를 통해 8K 콘텐츠 생산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부터 8K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화질선명도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LG전자의 지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LG) 마음대로 하라고 해라”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를린=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