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작은 거인' 심권호 "클럽 문화 정착됐으면" (키스포츠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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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포츠페스티벌, 9월 28~29일 개최
심권호 "클럽 문화 정착돼 모두가 운동 즐겼으면"
"TV보다는 현장으로, 디테일 접할 수 있어"
![심권호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01.20467556.1.jpg)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마주한 심권호는 우리가 기억하는 매트 위 뜨겁고 강렬했던 눈빛과는 다른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선수 은퇴 이후의 근황을 묻자 그는 "몇년 간은 코치 생활을 했다. 태릉선수촌이나 훈련하는 협회 측에 들어가 코치를 하다가 미국에서도 4, 5개월 정도 지냈다. 현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본부에서 사회공헌분야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레슬링계에서 심권호는 '레전드'로 통한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1995년 프라하 세계선수권 금메달, 1995년·1996년 아시아 선수권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까지 품에 안으며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가 속한 48kg급이 폐지되면서 찾아온 체급 변경의 고비. 이 위기를 심권호는 기어코 기회로 바꾸는데 성공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심권호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은퇴를 해야하나 고민도 많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내 "욕심이 아닌 도전 의식이 확 들더라. 그대로 무너지고 싶지는 않았다. 내 체급을 마음대로 없앴으니 그 위로 올라가서 잡았다는 생각이었다. 내 키가 작던, 체격이 작던 끝내 덩치 큰 사람을 잡았을 때의 기쁨은 평상시보다 훨씬 크다. 운동이라는 게 목표하는 게 있고, 이를 포기하지 않아서 끝내 성취했을 때의 벅찬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웃었다.
![심권호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01.20467565.1.jpg)
심권호는 많은 이들이 스포츠에 편하게 접근하고 경험할 수 있는 클럽 문화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운동 안에서는 모두가 다 평등하다. 정말 깔끔하고 좋다"라면서 "미국이나 유럽은 클럽 문화가 잘 되어 있어서 레슬링 같은 운동을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배우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또 '이런 운동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거다. 특히 레슬링은 내 힘이 적용된 기술로 상대를 넘길 때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도 클럽 문화가 정착돼 가족이 같이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분야의 금메달리스트들이 적극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심권호는 "우리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서 "최근 '테니스 황제' 나달이 경기를 할 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응원을 하고 있지 않았냐. 같은 종목이 아니더라도 스포츠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운동을 하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얼마나 좋냐. 스포츠 스타를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는 혼자할 수 있지만 이건 그럴 수 없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어야 하고, 그렇게 서로 마음 맞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심권호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포츠의 매력을 경험해보길 바랐다. 그는 "TV에서 보는 것보다 바로 앞에서 보는 게 제일 재밌다. TV 화면은 작은데 현장에서는 모든 상황을 볼 수 있다. 호흡 소리뿐만 아니라 관중들의 대화까지 모든 디테일한 걸 접할 수 있다"라며 밝게 웃었다. 또 스포츠를 통한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심권호는 "스포츠를 보면서 말을 많이 섞지 않냐. 가족, 친구, 동료들끼리 모여 누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서로 대화하게 만드는 것 또한 스포츠의 좋은 기능 중 하나다"라고 했다.
키스포츠페스티벌은 오는 9월 28, 29일 양일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다. 한경닷컴과 키스포츠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키스포츠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주식회사 고마오가 공동 주관한다.미식축구, 크로스핏, 폴 댄스, 팔씨름 등 8개의 스포츠 경기에 17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며, 스포츠 경기 외에도 엑스포, 컨퍼런스, 부대행사 등이 마련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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