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파사이, 日수도권 강타…트럭 넘어지고 강풍에 사람 날아가(종합)

지바시 초속 57.5m 역대급 풍속…하네다공항 가설 벽 무너져
93만 가구 정전·163편 항공편 결항…1명 사망·41명 부상
송전탑·원자로 냉각탑 넘어지고 주유소 지붕 무너지기도
도쿄도 학교 560곳 휴교…소니·닛산車 등 공장 가동 중단
제15호 태풍 '파사이'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일본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을 강타했다. 9일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파사이는 이날 새벽 수도권 지바(千葉)현 지바시 부근에 상륙한 뒤 북상하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중심기압 970hPa,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m의 세력을 갖춘 채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시속 30㎞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태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4시까지 1시간 동안 지바현 교난마치(鋸南町)에서 68.5㎜, 요코하마(橫浜)시에서 66㎜,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서 57.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밤늦게까지 24시간 동안 강수량은 수도권 250㎜, 시즈오카(靜岡)현 200㎜, 도호쿠(東北) 150㎜로 예상된다.
이번 태풍은 특히 상당히 강한 바람을 동반해 이날 새벽 지바시에서는 역대 가장 센 초속 57.5m의 최대 순간풍속이 관측됐다.

또 지바현 기사라즈(木更津)시 초속 49m, 나리타공항 45.8m, 하네다공항 43.2m의 최대 순간풍속이 측정됐다. 강풍으로 인해 이날 새벽 지바현 기사라즈시의 자동차 도로에서 트럭 1대가 옆으로 넘어졌고 같은 현 가모가와(鴨川)시 시청에서도 공용차 1대가 전복됐다.

하네다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는 공사 중 세워 놓은 가설 벽이 무너졌고 천장에서는 누수가 발생했다.

도쿄항에서는 쌓아놓은 10대의 컨테이너가 무너져 내렸고 지바에서는 45m와 57m 크기의 대형 송전탑이 넘어졌다. 지바현 다테야마(館山)시에서는 주유소의 지방을 지탱하는 기둥이 강풍의 영향으로 휘어지며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가나가와현 오다와라(小田原)시에서는 한때 3만9천326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내려졌다.

이바라키(茨城)현에서는 원자력 연구소의 냉각탑이 강풍에 의해 넘어졌지만, 운전 정지 상태여서 부상자가 방사성 물질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속출해 오후 2시30분 기준 1명의 사망자와 4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에서는 50대 여성이 강풍에 몸이 날리면서 주변 건물에 부딪혀 숨졌다.

요코하마시에서는 40대 여성이 집 앞 정원에서 강풍에 몸이 날아가며 기둥에 부딪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지바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는 골프 연습장의 기둥이 넘어지며 인근 주택을 덮쳐 20대 여성이 중상을 입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출근길 철도, 고속도로와 항공기 운항에도 지장이 발생했다.

도쿄의 중심 철도 노선인 야마노테(山手)선과 도쿄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의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수도권 공항에서 이착륙 하는 항공편이 8일 135편이 결항된 데 이어 9일에도 오전 11시 기준으로 163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또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도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곳곳도 통행금지가 됐다.

이날 오전 한 때 지바현 64만1천 가구, 가나가와현 13만8천300가구, 도쿄 1만2천200가구 등 모두 93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정전으로 인해 지바현 기사라즈시의 소니 관련 회사의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닛산자동차의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須賀)시 공장은 물에 잠기며 작업이 중단됐다.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유치원 15곳, 초등학교 355곳, 중학교 151곳, 고등학교 29곳 등 560곳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