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끝내 전면파업…美 본사 '단계적 철수'에 빌미 주나

2002년 GM에 인수된 후 처음
'4조 적자'에도 임금 인상 요구
한국GM 노동조합이 9일 끝내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뒤 처음이다. GM 본사가 ‘과격한 한국GM 노조’ 등을 명분으로 한국에서 ‘단계적 철수’로 돌아서는 빌미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들어간 9일 노조원들이 인천 부평공장 서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한국GM 노조는 이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 전인 11일까지 사흘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파업엔 한국GM 소속 노조원 8000여 명이 참여했다. 연구개발(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노조원 2000여 명도 10일부터 파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 협상과 관련한 사측의 별도 제시안이 없을 경우 전면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이 회사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니라 전체 노조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옛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7년 총파업을 한 적이 있지만, 2002년 GM에 넘어간 이후에는 전면파업을 한 적이 없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작년보다 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5.7%)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통상임금의 250%(약 1023만원)를 성과급으로, 650만원을 격려금으로 달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인천 부평 2공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계획과 창원공장 엔진 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했다.

사측은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당기순손실 기준)가 4조원이 넘는 등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노조의 기존 부분파업과 이번 전면파업으로 1만 대가량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