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기술사업화로 연결되게 물꼬 터줘야"

취임 100일 석영철 KIAT 원장
"일본 경제갈등, 일석삼조 기회"
“‘용두사미(龍頭蛇尾)’가 아니라 ‘용두용미(龍頭龍尾)’형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구축해야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62·사진)은 기술 생태계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석 원장은 2009년 KIAT 초대 부원장을 지냈다. 2017년까지 KIAT에 몸담은 그는 인하대 석좌교수를 거쳐 지난 6월 KIAT 4대 원장으로 복귀했다.석 원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산업기술 분야 전문가다. 산업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국무총리 표창(대한민국 부품소재기술상), 2017년 교육부총리 표창(능력중심사회구현 공헌상)을 받았다.

석 원장은 KIAT에서 처음 배출한 내부 출신 기관장이다. 그는 “신임 원장이지만 새롭게 제시하는 경영철학이나 방향성에 대해 직원들이 믿고 따라주는 게 내부 출신 기관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KIAT는 기업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종합 지원하는 기관이다. 산업기술 R&D 전략을 수립하고 인력·인프라 기반 조성 등을 담당한다.

그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조치와 관련해 “국내 R&D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 원장은 “부품·소재의 100% 국산화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글로벌 밸류체인 다변화, 부품·소재 자립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석 원장은 기술 생태계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매번 용두사미로 그치는 R&D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액은 세계 1, 2위 수준이지만 대부분 초기 단계에 지원이 몰리고 기술사업화 단계에서는 관심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한 연결고리인 기술사업화 이후 단계를 보강해 용두용미형 R&D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