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 앞두고 환경문제 압박 수위 높일 듯

EU 회원국 "FTA는 환경과 연계해야"
브라질 정부 "아마존 기금, 다른 용도로"
유럽연합(EU)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환경문제와 연계해 브라질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지상파울루에 따르면 EU가 회원국 외교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7개국 중 15곳 외교부가 “메르코수르와의 FTA 체결은 지지하지만 환경 보호 문제를 브라질 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17개국 중 아일랜드, 프랑스 등 2곳은 “브라질 정부가 환경·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확실한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FTA 체결을 보류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에는 EU 회원국 28개 회원국 가운데 17곳만 답했고 8곳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3곳은 참여를 거부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협상 개시 20년 만에 FTA 체결에 합의했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등 개별 국가들이 브라질이 파리협정을 지키지 않으면 FTA 체결안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FTA 체결 조건으로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벌채에 대한 완전히 종식’을 담은 파리기후협약을 지키라고 요구했다.하지만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열대우림 벌채 사업을 견제하는 운영위원회를 폐지하고 국제사회가 기부한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브라질의 9개주 주지사들이 연방정부를 거치지 않고 기금을 직접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