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들 "요기요, 배달원들 근로자로 인정해야"(종합)

"개인사업자로 계약하고 근로자처럼 지휘감독…각종 수당 안 줘"
요기요 본사 "다른 배달대행 업체서도 정착된 방식…지휘감독 아니라 요청일 뿐"
추석 연휴를 앞둔 9일 배달노동자들이 음식 배달 대행업체 '요기요'를 향해 배달원들을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배달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등 1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강북구 미아동 요기요플러스 성북허브(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들과 즉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요기요 배달원들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자회사 플라이앤컴퍼니와 계약해 요기요 측의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 요기요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요기요가 라이더들을 계약서상에 개인사업자로 명시해 놓고 출퇴근과 휴무·식사시간 관리, 주말근무 지시, 타 지역 파견근무 등을 지시하면서도 주휴수당·연장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요기요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근로자를 개인사업자로 명시한 계약서를 쓰고, 실제로는 근로자처럼 지휘·감독하는 불법 위장도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 자문 변호사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도 "요기요 측은 노무에 대한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했고, 정보통신망을 통해 휴게시간, 휴무, 근무 형태 등에 대해 철저한 근태관리를 해왔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기요는 사업주로서 사회적·법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요기요플러스 성북허브 건물 유리창과 문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사람답게 일하게 해 달라' 등의 내용이 적힌 메모지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27일에도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무조건 개선 협의와 단체교섭, 체불임금 지급, 불법 상황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이 같은 라이더유니온 측 주장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업계 내에서 개인사업자로서의 계약은 대다수 배달 대행 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정착돼왔으며, 고정급에 비해 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어 대다수 배달원들도 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장도급 논란에 대해서도 "특정 시간대 주문이 몰리는 서비스 특성상 배달원들에게 최소한의 요청을 한 것이며, 개인 상황에 따라 이를 거절하거나 따르지 않더라도 부당한 대우를 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