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 앞두고 환경문제 압박 수위 높일 듯

"FTA 체결 지지…브라질, 아마존·기후변화 문제 분명한 입장 밝혀야"

유럽연합(EU)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환경문제와 연계하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일간 폴랴지 상파울루는 EU 회원국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EU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브라질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28개 회원국 외교부 가운데 17곳이 설문조사에 응했고 8곳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3곳은 참여를 거부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외교부 중 아일랜드와 프랑스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환경·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확실한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FTA 체결을 보류해야 한다고 답했다. 15개국 외교부는 FTA 체결을 지지하지만, 환경문제를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 외교부는 하이코 마스 외교장관의 지난달 27일 발언을 자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당시 마스 장관은 "환경·기후정책은 EU-메르코수르 FTA를 평가할 핵심적인 부분이며 특히 현시점에서는 더욱더 그렇다"고 말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사태가 확산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발언이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불법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최근에는 열대우림 벌채 사업을 선정하는 운영위원회를 폐지하고,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을 초래했다.

지난 2008년 설치된 아마존 기금은 지금까지 34억 헤알(약 1조400억 원) 정도가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4%를 부담했고 독일이 5.5%, 브라질 국영 에너지 회사 페트로브라스가 0.5%를 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는 노르웨이는 브라질 환경부의 새로운 기금 운용 방식을 문제 삼아 신규 기부를 중단했다.

아마존 기금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 기금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브라질 정부가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브라질의 9개 주(州) 주지사들은 연방정부를 거치지 않고 기금을 직접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