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금'으론 아직 불안해"…수요가 밀어올린 은값

"안전자산 수요 지속, 금보다 저평가"
vs "은은 산업재, 경기침체시 수요 감소"
< 실버바도 ‘불티’ > 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개인 자산가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30일 서울 종로에 있는 귀금속 전문매장인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실버바(은괴)를 살펴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st@hankyung.com
은(銀) 가격이 금과 함께 뛰어올랐다.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투자매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기 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주요국이 경기부양적(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은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9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은 선물(Silver-future) 가격은 온스당 1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직전일인 5일에는 장중 19.4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연초 15.7달러보다 19% 급등했다. 은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경기가 악영향을 받으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려서다. 금 가격이 오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과 달리 은은 산업재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은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기전자와 태양광 산업의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은의 50~60% 가량은 산업재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처럼 안전자산인 귀금속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은 가격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이 산업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수요"라며 "귀금속 성격이 강한 금도 가격은 투자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안전자산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며 "은에 대한 투자수요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은은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무이자자산'이기 때문에 선진국 국채 등에 비해 매력이 떨어졌다"면서도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일본과 독일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가 늘어나면서 은의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또 "은 가격은 10년 평균인 20.8달러를 밑돌고 있는데 이는 금보다 저평가 영역"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0년 평균인 온스당 약 20달러 회복을 시도하고 나아가 금 수익률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금 가격은 10년 평균인 1511달러를 넘어 15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의 산업재 성격이 더 부각될 수 있어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기 침체 시 산업재 수요 역시 감소할 수 있어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금의 대체재 성격이 부각된 영향이 크다"며 "은은 약 60%가 산업재, 약 20%가 귀금속 나머지가 안전자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경기가 둔화되면 아무래도 산업재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은 투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