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4대째 가족경영 부산 경성대 학내 갈등으로 최대 위기

교수협의회·직원노조, 총장·이사장 둘러싼 의혹 제기
학교 측 "사실 왜곡, 억지 주장…법대로 했다"
부산 경성대학교가 개교 64년 만에 학내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경성대학교는 1955년 5월 김길창 목사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에 둔 교육자 양성을 목표로 '경남사범대숙'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

1983년 종합대학으로 개편됐고, 1988년 교명을 현재의 경성대학교로 변경했다.

경성대 법인인 한성학원 이사장은 김 목사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받고 있다. 2대 이사장은 아들인 김근제 씨가, 3대는 손자인 김대성 이사장이, 현재 4대는 증손자인 김동기 이사장이 맡고 있다.

김선진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족벌경영이 4대까지 이어진 것은 전국 대학 중 고려대학교를 제외하고 경성대뿐이다"고 말했다.

최근 학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이런 '가족 경영'과 '송수권 총장 퇴임'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송 총장은 김동기 이사장의 이모부다.

2011년 부임한 송 총장은 올해 8월 이사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학교 역사상 첫 3선 연임 총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들과 갈등을 벌이는 대척점에는 경성대 교수협의회와 직원 노조가 있다. 이들은 총장과 이사장의 사립학교법 위반, 횡령배임, 업무방해 등 각종 의혹을 수사기관과 언론 등에 전방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총장이 보직 기본수당이라는 법령을 위반한 형태로 업무추진비를 신설해 개인적 용도로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총장이 가족들을 동반한 해외 출장에 학교 예산을 썼고, 교비 회계에서 학교와 자신에 대한 소송비용을 선납했다고 말한다.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관련자들을 특별채용했다고도 덧붙였다.

교수협의회는 이들을 포함해 5가지 혐의로 총장과 이사장을 올해 6월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교수협의회 한 관계자는 "각종 전횡의 근본적인 원인은 족벌경영이라는 막대한 배경 탓"이라면서 "국가공적자금이 지속해서 투입되는 교육 기관이지만 이들이 학교를 사유화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총장 퇴진과 총장 직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의혹 제기가 기본적인 자료 확인도 거치지 않았거나 사실을 왜곡했다고 말한다.

학교 측 관계자는 "보직 수당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보수 일부분이며, 업무추진비는 이와 별개의 것이다.

업무추진비를 보직 수당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업무추진비는 지침에 따라 집행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착복할 수 없다.

이 의혹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에 동반한 가족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도록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는 "공개채용이든 특별채용이든 교수채용은 절차를 지켜 진행되었으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일절 없다"면서 "교수협의회가 의혹을 제기하며 자료조차 확인하지 않았고 이는 검찰 조사를 통해 무혐의로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장 3선 연임 결정에 대해서는 "총장 선임권은 사학법에 따라 학교법인의 권한이며, 법인은 정관에 따라 절차를 준수하였다"면서 "교수들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