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에 불가리아 출신 게오르기에바 사실상 확정

'IMF는 유럽몫' 관습…라가르드 이은 두번째 여성 총재
"선진국 이익 앞세우는 글로벌 통치체계의 악취" 비판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새 총재로 불가리아 출신 여성 경제학자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66) 세계은행 최고경영자가 사실상 확정됐다.IMF 집행이사회는 게오르기에바가 단독으로 차기 총재 후보에 올랐다며 선임을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게오르기에바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189개 회원국을 둔 IMF의 수장이 될 예정이다.

IMF 집행이사회는 게오르기에바와 면담할 계획이며 늦어도 다음 달 4일까지 선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게오르기에바는 같은 달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수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가 1945년 출범한 이후 라가르드 총재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수장이 된다.

그는 아울러 유럽 정치·경제에 정통한 관료로서 IMF는 유럽이 지휘한다는 불문율을 지켜갈 주인공이 됐다.미국과 유럽은 세계대전 후 세계경제 안정을 위해 쌍둥이 기구인 세계은행과 IMF를 만들면서 수장직을 나눠 갖기로 했다.

세계은행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심이자 미국 재무부 관리를 지낸 경제학자 데이비드 맬패스가 맡고 있다.

유럽은 게오르기에바를 유럽을 대표하는 단일후보로 선정해 지난달 IMF에 추천했다.IMF는 66세인 게오르기에바를 위해 후보 추천 마감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총재 연령에 65세 상한을 두는 규정을 폐지했다.

불가리아 출신 경제학자인 게오르기에바는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서 예산, 인권, 국제협력 부문의 집행위원을 지내는 등 다수 요직을 거쳤다.

그는 1990년대 세계은행에서 환경을 담당하는 경제학자로 활동했으며 2017년부터 세계은행의 최고경영자를 맡아왔다.

게오르기에바의 IMF 총재 낙점을 두고 일부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관측되고 있다.

회원국이 189개에 이르는 글로벌 경제기구의 수장을 미국, 유럽 선진국이 독점하는 관행이 불합리한 구태라는 비판이다.

애스워 프래서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선임 절차는 미국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유럽 선진국 집단이 기획했다"고 지적했다.

프래서드 교수는 "자국 이익을 가장 먼저 추구하는 선진국 경제가 지배하는 글로벌 통치체계의 악취가 이런 행태에서 여전히 풍기고 있다"고 비판했다.한편 프랑스 출신 라가르드 IMF 총재는 9월 12일 자로 공식 사임하고 오는 1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통화·금융정책을 관할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취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