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부품·장비 넘어라" 정부, 2179억 투입

박원주 특허청장(왼쪽 두번째)이 12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기업을 방문해 생산시설 및 연구소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특허청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정부가 소재, 부품, 장비 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 2179억 원을 투입하는 '소재·부품·장비 추경 예산 기술개발 사업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말 기술개발에 들어간 조기 공급 안정화 25개 품목 뿐 아니라 6개 기초원천 소재도 이달 중 기술개발을 시작할 방침이다.

기술개발은 ▲ 공급안정화 수요와 산업적 연관 효과가 큰 핵심 전략 품목 ▲ 기업 수요에 기반을 둔 국산 대체 가능 품목 ▲ 원천기술 역량을 제고해야 할 필수 소재 등 3가지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현장 수요 품목은 국산으로 대체할 기술 역량이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과제 공고를 받고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 초 기술개발을 시작한다. 기초원천 소재 6개는 과제를 신청한 연구단 선정 평가를 거쳐 우수 연구단을 뽑아 이달 중 기술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영향력이 큰 반도체 분야는 집중적으로 지원해 양산 현장 수준의 최신 성능 평가 장비를 구축하고 시스템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업에는 노후 시제품 장비 교체를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이 개발해 우수 기술력을 확보한 소재·부품·장비는 신속한 상용화를 위해 신뢰성 평가 비용 중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고, 기초 성능평가가 이뤄진 소재·부품·장비는 수요 대기업 생산 현장에서 실제 성능을 시험해 수요·공급기업 간 비즈니스로까지 연계될 수 있게 돕는다.정부는 기술개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조기 기술개발 외부기술을 도입하거나 국제협력을 지원하고 조기 기술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술료 감면, 후속 과제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 사업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의 허리인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개발과 실증지원까지 연구개발(R&D) 자금을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개발 이후 국내외 시장진출도 지원하는 등 종합적 지원전략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반도체 소재 관련 수출 규제 정책을 지난 7월부터 진행해 왔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등 글로벌 소재 전략 무기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지난 9일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재·부품·장비 기초·원쳔 연구개발(R&D) 예산을 내년에 30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해보다 2배 확대된 예산 규모다. 정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5조원 이상을 소재·부품·장비 산업 공급망 안정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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